어른을 위한 동화 4 - 나누며 살아요

<친절한 친구들> 후얀 이춘(지은이), 무라야마 토모요시(그림) 예상렬 (옮긴이) / 한림출판사

2021-06-14     전진영 달님그림책연구소장

더운 날씨에 겨울이 배경이 되는 그림책을 하나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눈 내리는 겨울에 먹이를 찾아 나선 토끼는 순무 두 개를 발견합니다. 토끼는 “당나귀도 먹을 것이 없을 거야”라며 당나귀에게 나눠 줍니다.

당나귀는 염소에게 나눠 줍니다. 염소는 다시 토끼에게 나눠줍니다. 나눌 줄 아는 동물들로 순무는 처음 발견한 토끼에게로 되돌아옵니다. 순무 하나 정도는 더 먹어도 될 텐데 동물들은 다른 동물과 나눕니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배경으로 탄생했으며 그 배경은 우리나라 6·25 한국전쟁입니다. 이 때 중국도 한국전쟁에 참여했고 중국의 위문단이 병사들을 방문할 때 사과를 한 상자 갖고 와 나눠 줍니다.

병사들은 이 사과를 중상을 입은 병사들에게 보냈고, 이들은 전선 사령관에게 보냈고, 사령관은 다시 위문단에게 보냈습니다.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이상금 엮음, 한림출판사, 1996)에서 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물은 정량을 먹으면 더 이상 먹지 않고 멈춘다고 하는데 인간은 배가 불러도 좀처럼 멈출 줄 모릅니다. 그림책 속 동물처럼 나누며 산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군대를 앞세운 정규전은 드물게 일어날 것입니다. 대신 정보전, 사이버전, 고도의 심리전 등 온갖 방법으로 위협하는 하이브리드전쟁으로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끊이질 않으니 전쟁도 형태가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나누는 마음이 전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친절한 친구들>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