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역에 대한 논란이 급부상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설치의 여부에 있다.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결정을 미루고 있는가? 삽교역 설치가 경제성으로 타당성이 있는가? 에 대한 결정이다. 그 결정의 미룸이 벌써 얼마의 세월이 흘렀는가? 그 미룸으로 인해, 논란은 논란을 낳고 있다. 그 미룸으로 인해 홍성과 예산 군민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논란과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선, 시급한 결정을 내려야 했었다. 시급한 결정을 못 내릴 이유도 없었다. 결정의 변수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서해선 복선전철(이하 서해선)의 기본계획에선 삽교역이 없었다. 없는 삽교역을 보고, 예산군민이 삽교역 설치를 요구했다. 예산군민의 요구에 부화뇌동한 정치권이 국토부에 설치를 요구했다. 정치권의 요구에, 국토부가 마지못해 답했다. 마지못한 답은 ‘장래 신설 역’ 이었다. 일단 기본계획대로 서해선을 완공하고, 장래 서해선 이용 고객과 물동량에 따라 삽교역을 설치하겠다는 것이었다. 무(無)에서 유(有)로 바뀐 삽교역이었다. 이쯤에서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예산군민은 ‘장래 신설 역’이 아닌, ‘현재 설치 역’을 요구했다. 시쳇말로, ‘주면 줄수록 더’ 의 한없는 억지가 시작됐다. 이 억지에 또 다시 정치권이 부화뇌동했다. 타당성 조사를 위한 정부예산을 요구했고, 배정 받았다. 예산 배정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장고에 들어갔다. 장고에 들어갔지만, 쉽사리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이미 답은 나와 있어, 또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답의 핵심은 바로 삽교역 설치의 ‘경제성 여부’에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장고에 장고를 거듭해도, 無에서 有의 경제성을 만들어 낼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장고를 거듭하는 ‘척’ 하는 이유가 있다.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의 마음이나 생각, 태도 등을 살피다.> ‘눈치를 보다’의 사전적 해석이다. 소신이 없다는 말이다. 소신 없이 눈치를 보는 게 어디 기획재정부 뿐이겠는가? 홍성의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삽교역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경제성 판단은 이미 끝났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소문에 의하면, 경제성이 없는 거(0.65)로 결정됐다는 것. 하지만 그 소문은 일반 홍성군민에게만 소문일 뿐,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알고 있지만,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눈치를 보느라, 발설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표의 눈치를 보고, 그 아래 정치인들은 위 정치인 눈치를 보고,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위와 아래의 정치인 눈치를 보느라, 홍성군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군민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공언한 정치인들인 데 말이다. 군민의 앞에 서서 홍성발전을 견인하겠다고 공언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인 데 말이다. 그렇게 소신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눈치만 보다 큰 코 다친다.> 라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내친김에, 예산군민에게도 충언이자, 고언 한마디 하고자 한다. 이 충언과 고언은 결코 지역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 지역 이기적이 아닌 상생을 위한 충언과 고언이다.
상생을 위해 화합하자는 것이다. 화합의 첫 걸음이자, 큰 걸음으로 예산·홍성의 통합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통합의 이유와 요건은 이미 충족돼 있다. 내포신도시가 바로 그 이유와 요건이다. 앞으로 설치될 ‘내포 혁신도시’ 또한 그 이유와 요건이다. 통합 그 자체로, 제반 갈등은 일시에 해소된다. 통합의 그 순간부터 홍성·예산의 발전은 ‘따 논 당상’이 될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통합이 안 될 경우의 수를 잘 읽어야 한다. 통합이 불발된다면, 홍성·예산은 그야말로 ‘닭 쫒던 x 꼴’이 될 것임은 누차 지적한 바 있다.
경제성도 없고, 고속철의 의미도 상실하는가 하면, 국가재정에 치명타를 입힐 삽교역 설치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자.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국가재정이 어렵다. 어려운 국가재정에 300억원 삽교역 설치비용의 절감은, 그 자체로 국익에 이바지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