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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스승존경, 따스한 제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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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스승존경, 따스한 제자사랑
  • 홍성신문
  • 승인 2020.05.17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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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기고 이 병 학 대한노인회충남연합회 직할노인대학장, 전 예산교육장

이 글은 홍동초등학교를 1949년 졸업한 고 주형섭 님께서 2009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60여년 전 타계하신 필자의 선친, 당시 6학년 담임 이기성 선생에게 드린 편지 내용을 발췌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편지를 주신 주형섭 님께서는 지난 5월 9일 85세로 별세 하셨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스승존경의 표상이신 주형섭 님의  명복을 빌며, 글을 올립니다.

고 주형섭 님

싱그럽고 푸르른 5월이 오면 저는 하늘을 다시 한 번 우러러 봅니다. 남들은 가을 하늘이 높다고 하지만 저에게는 5월의 하늘이 더 높아만 보인답니다. 저 멀리 하늘나라 높은 곳에 은사 (恩師)님이 계시기에⋯
남들은 10월을 상(上)달 이라고 하지만 저는 5월이 제일 큰 달 이라고 생각하지요.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늘나라에 계신 은사님께 편지를 씁니다.

존경하는 은사님! 하늘나라에도 화사한 5월이 왔겠지요.
얼마 전 은사님께서 풍우설한(風雨雪寒)을 가리지 않고 애육훈도(愛育訓導)하여 주신 제자들이 다수, 모교인 홍동초등학교에서 모이게 되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가르침을 받던  그들이 80을 바라보는 백발이 되어,  옛 교실자리에서 은사님의 체취(體臭))를 느껴가며 회상에 젖었답니다.
습자(習字) 시간이었습니다.
은사님께서는 “공든 탑이 무너지랴” 라고 칠판에 크게 써 놓으시고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써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들 중에는 글씨 공부를 하지 않고 뛰어 놀면서 장난치는 사람이 여럿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계시던 선생님의 눈빛이 일그러지는 듯 하였습니다. 잠시 적막이 흘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애정 어린 모습으로  우리를 다시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조용하게, 아주 조용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계속 타이르셨지요.
은사님의 눈빛이 붉어지는 것을 보았지요.  우리들 중에는  눈물을 훔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80을 바라보는 지금, 60여 년 전 선생님 눈가에 맺히셨던 이슬을 회상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용서를 비옵니다.

은사님께서는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일제(日帝) 말기인 1941년 당시 수재(秀才)들만이 진학이 가능했던 청주사범학교에 진학하시어, 모진 고난을 겪으시며 사도(師道)에입문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겪으셨던 어려움이 크셨기에 저희들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셨지요. 아버지처럼 엄하시면서 어머니처럼 자애로우시고 큰형님같이 너그러우시며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은사님이 계셨기에 비록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선생님과 함께한 학교생활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얼마 전 저는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를 시청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을 만나 뵙고 눈물을 흘리면서 큰절을 하는 제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은사님!  저에게는 큰절을 올리고, 반가이 찾아 뵙고 눈물을 흘릴 은사님이 계시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날 그 시간 이 우매한 저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습니다. … 중략

은사님! 서투른 글을 쓰다가 지우고, 지웠다가는 다시 쓰곤 하였습니다.
은사님께서 계신 곳의 우편번호를 찾을 수가 없네요.
가슴이 아파 옵니다. 은사님의 고마우신 은혜 고이간직 하렵니다. 그리고 먼 훗날 은사님을 찾아 뵙고 사은숙배(謝恩肅拜) 올리는 그날 모두 읽어 드릴게요.

2009년 5월 15일
홍동초등학교 1949년 7월 22일 졸업.
홍동면 명예면장 주형섭 배상

이 글을 주형섭 님께서 2009년 스승의 날인  5월 15일, 홍동면 금평리 선친의 묘소를 방문하시어 필자와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선친께 낭독하여 드렸습니다. 그해 5월말 마침 충청남도에서 ‘스승존경’에 대한 글을 공모 하였던 바, 주형섭 님의 동의 받아 필자가 작품을 보냈던 바 우수작으로 당선되어  도지사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주형섭 님의 효, 스승존경 실천 내용을 약기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형섭 님은 1999년 6월부터 2007년 5월까지 7년 11개월 동안, 홍동명예면장,  그후 재경홍성군민회 총무로 8년, 재경홍성군민회 고문으로 6년, 고향발전과 후배들을 격려 지도함은 물론 불우이웃돕기, 고향 후배 장학사업에 적극 참여 하였습니다. 금년 85세로 별세하시기 전인 지난해 까지  1972년 고향인 홍성을 떠나 서울에 거주하면서도 지금까지 50여년 동안 한 해에 6~7회 이상 홍성 홍동에 모신 부모님 산소와 1949년 당시 홍동초등학교 시절 은사인 고 이기성 선생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하시어 필자도 여러 차레  함께하였습니다.
또한  그분은 거실에 부모님과 은사인 이기성 선생의 사진을 모셔놓고 매일 자신의 일상의 일을  돌아가신 부모님, 은사님과  대화하시며 지내셨던 분으로 메말라가는  세태에, 몸과 마음을 다하여 효 실천과 스승존경운동의 모범을 보이신 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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