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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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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⑨
  • 홍성신문
  • 승인 2020.04.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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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이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매주 구수하게 풀어낸다. 조 사무국장은 연재의 이유에 대해 사라져가는 정겨운 사투리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전문가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문가, 학자로서의 견해가 아닌 ‘사투리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벼운 글임을 미리 알린다. <편집자주>

이니:  저늠 저거, 젊은늠이 볕 좋은 날에 식전버텀
또 오딜 쏘다니능겨? 
저니:  내말이, 일헐 생각은 안허고 노다지 술만 처 먹는디야.

<노다지>는 매번, 항상, 언제나 변함없이, 여전히 등을 뜻하는 부사로 뒷말에 대한 강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일상적인 어떤 현상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거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자 할 때 쓰인다. ‘노다지’는 조선에서 광산을 운영하던 미국인들이, 금에 함부로 손대지 말라는 뜻으로 인부들에게 ‘no-touch’ 라고 말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한 광물이 쏟아져나오는 광맥을 뜻하는 ‘노두지(露頭地)’가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노’는 노랗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금색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유정의 소설 ‘노다지(1935년)’와 영화 ‘노다지(1961년)’를 통해 노다지는 금맥을 뜻하는 것으로 굳어졌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리동네에서는 노다지가 ‘노상’의 뜻으로 쓰인다. ‘노상’은 언제나 변함없이 한 모양으로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노다지’의 환상을 ‘노상’ 느껴보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언어습관인 것으로 보인다. 홍성읍내에서는 잘 쓰이지 않지만 시골 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자주 들을 수 있는 재밌는 단어다.

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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