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9:47 (금)
유기농 사과에 철학을 담다
상태바
유기농 사과에 철학을 담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04.20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소농을 꿈꾼다 ⑩ - 윤천권 송죽농원 대표

송월리에 위치한 송죽농원에는 2000평 규모의 사과나무 밭이 있다. 사과나무 곳곳에 붙은 노란색 종이가 바람에 나풀거린다. 해충을 잡기 위한 트랩으로 유기농사과 재배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직 사과나무에 잎이 나기 전임에도 해충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윤천권 대표는 힘든 길을 몇 년째 기꺼이 걷고 있다. 

윤 대표가 유기농 사과를 키우기로 마음먹은 것은 4년 전 일이다. 사과농사로 잔뼈가 굵었지만 유기농사과에서는 아직 초보다. 윤 대표도 이전에는 관행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했다. 관행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할 때는 2000평의 농원에서 40여 톤의 사과가 나왔었다고 한다.

그것이 유기농을 전환하자 2톤 정도로 급감했다. 유기농 사과에 도전했던 사람들이 1~2년 만에 포기하는 이유다.

하지만 윤 대표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기농 사과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금도 유기농 사과를 위한 재배 기술 습득에 열성적이다.  처음 시작하기 전 음성에서 유기농 사과를 30년 넘게 짓고 있는 농장을 몇 번이나 방문하기도 했었다. 요즘 윤 대표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별도로 하는 것이 있다. 파와 고추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것이다. 파와 고추를 키우면서 얻은 지식은 사과 재배에 활용된다.

하지만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자재를 많이 쓰는 바람에 사과나무 잎이 타들어가는 피해를 입었다. 덕분에 사과의 품질이 떨어져 팔 수 있는 사과가 얼마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유기농 재배는 어렵다. 함께 자리한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김안식 위원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경영기록분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기농 농사의 어려움보다 큰 어려움은 고생한 것에 비해 댓가가 나쁘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관행 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할 때보다 수확량은 10배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을 열 배로 올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끝까지 유기농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의 먹거리에 대한 철학 때문이다. 윤 대표는 "메르스나 코로나 같은 것들이 창궐하는 것도 결국 환경 때문이다. 환경을 지키는 농업이야말로 농업의 미래다"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윤 대표는 유기농으로도 수확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선 사과의 생산량을 관행농업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