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8:41 (금)
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⑦
상태바
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⑦
  • 홍성신문
  • 승인 2020.03.29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욕본다”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이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매주 구수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연재의 이유에 대해 사라져가는 정겨운 사투리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전문가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문가, 학자로서의 견해가 아닌 ‘사투리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벼운 글임을 미리 알린다. <편집자주>

이니:  날도 춘디 장사허느라 욕본다.
        어치게 돈푼이나 벌었남? 
저니:  봄돼서 그런가 오뎅 장사는 인저 꽝이여.
        나도 워디가서 빡스때기나 주워야 쓰것어.

<욕 본다>는 수고스러운 고생을 한다는 뜻이다. 자기가 원해서 하든 누가 시켜서 하든 간에 고생하고 있는 그 자체를 말한다. 과거형은 ‘욕봤다’가 되고, 현재형은 ‘욕본다’, 미래형은 ‘욕봐라’인데, 여럿이 다양한 수고를 복합적으로 한다면 ‘욕들 본다’처럼 복수의 형태로도 쓸 수 있다. ‘욕보다’는 1. 곤란한 일을 겪거나 수고를 하다. 2. 치욕스러운 일을 당하다. 3. 강간을 당하다.의 세가지 뜻이 있는데 현재는 주로 ‘수고했다’의 의미로만 쓰인다.

이 어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시대 경상도 지역에 자주 출몰하던 왜구는 민가를 약탈하고아녀자들을 겁탈하였는데 이때 능욕을 당한 여인들끼리 서로 부퉁켜 안고 울며 ‘아이고 욕보았네’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단어는 경상도 지역에 아직 강하게 남아 있고, 말을 즐길 줄 아는 충청도 지역에도 정착되어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는 말이다. 지금은 수고라는 의미보다도 친근한 사람끼지 주고받는 일상의 가벼운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