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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최 현 주 홍성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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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최 현 주 홍성읍
  • 홍성신문
  • 승인 2020.03.1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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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장 선거를 끝내고…

우리 마을에서 얼마 전 이장선거가 있었다. 이장 후보로서, 원천적으로 잘못된 선거 절차와 그 진행 과정들을 지켜보며 고민하다, 더 이상 이런 이상한 마을 이장선거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몇 자 적어본다.

나는 나름의 사유를 갖고 출사표를 던졌다. 결과는 현 이장이 당선되었다. 선거에는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이번 이장선거(?) 뒤끝이 남는다. 나로서는 짧은 이틀간의 선거기간을 통해 잘못된선거 진행 과정을 겪어내야만 했다. 마을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비열함도 맛보았다.

그야말로 벽치기나 다름없는 굳건한 기득권층의 힘이란, 오랜 세월 권력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록,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내가 감히 마을 이장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데는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으며 다 적시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몇 가지 사유가 있었다.

첫째. 마을의 경비를 투명하게 지출하고, 그 집행내역을 분기별로 보고함은 물론, 감사를 받고, 매년 마을총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제반 사항들을 소상히 알려야 한다. 둘째. 공공의 재물인 사무용 기물이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되며, 비품 집기 대장에 잘 기록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여 재산목록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셋째. 마을 대소사를 부녀회, 새마을회, 운영위원회, 노인회, 청년회 등에 분산하여 자치역량을 키워,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이장 한 사람의 독주나 마을에서 목소리가 큰 사람이 주도하는 마을회가 아니라, 주민들의 다양한 의사가 수렴되는 효율적인 마을 회의가 될 수 있는 자치규정을 만들어 둠으로써 질서와 원칙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이장과 총무, 반장의 역할과 업무를 분명히 하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주민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화합해야 한다. 여섯째. 마을 이장은 주민 위에 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며,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했어도 주민들은 늘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갈등 조정자의 위치에 있어야 할 마을 이장이, 주민과 대화한 중요한 사실들을 신의성실의 위배 한다거나, 마을 주민들에게 순화되지 않은 말로 갈등을 조장하고, 마을의 질서를 흩트려 놓는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해서도 안 된다.

마을의 기초는 사람이다. 사람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따라서, 마을 이장만이, 마을 내 사업추진의 독점적 주체자가 아니다. 마을 이장은 협조 및 지원자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무심히 관례처럼 해오던 것이 결코 마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행정 관계기관에도 감독 소홀이라는 복지부동의 오명을 벗고 주민 속에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정을 펼쳐 줄 것을 당부한다. 끝으로, 이번 이장선거를 통해 지난 3년을 뒤돌아보며, 마을의 기초단위인 주민들 속에서 주민을 위한 공정한 마을 행정을 펼칠 것을 기대해보며, 앞으로 좀 더 우리 마을이 풋풋해지기를 기대해본다. 늦었지만, 지면을 통해 당선자에게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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