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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 윤정훈 (주)싸스컴 차장ㆍChief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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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 윤정훈 (주)싸스컴 차장ㆍChief Director
  •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20.02.16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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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매장 가면 제 제작물도 눈여겨 봐주세요!”

 

청운대 과수석ㆍ홍성사랑장학회 장학생 선발

서울 강남구 소재 광고회사 (주)싸스컴에서 AE(광고기획자)로 활약 중인 윤정훈(39·사진) 출향인을 만났다. 윤정훈 씨는 삼성전자 전담 AE로서 TV, IT, 세탁기, 하만오디오 신제품 론칭 업무를 맡고 있다. 소위 광고장이로서의 ‘감’이 좋은 윤 씨의 내공은 칠흑 같은 밤 청운대 캠퍼스를 홀로 거닐던 하굣길에 나날이 단단해졌다.

“광고·마케팅 공모전 준비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았어요. 합이 맞는 친구들과 팀을 구성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죠. 친구들은 대부분 학교 앞에서 자취했던 터라 읍내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은 온전히 혼자였고,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들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곤 했습니다.”

소비자를 설득할 토대를 마련하고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포장하는 건 오직 생각의 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공모전의 신’이라 불렸던 그 시절, 돌이켜 보면 참으로 패기 넘치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제3회 대한주택공사 광고공모전 장려상 △2005 KT&G상상마당 광고공모전 우수상 △2006 KT&G 상상마당 마케팅리그 장려상 △제25회 제일기획 광고대상 작품부문 파이널리스트 △제27회 제일기획 광고대상 기획부문 파이널리스트 △2005 KOBACO 광고경진대회 본선프리젠테이션 △2007 KOCABO 광고경진대회 본선프리젠테이션 등등 숱한 전국 규모 경쟁 경험은 치열한 사회생활을 버텨내는 주춧돌이 되어줬다.

청운대학교 광고홍보과 3학년 땐 재단법인 홍성사랑장학회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홍주문화회관에서 수여식을 했는데, 많은 분들 앞에서 장학금을 받으니 절로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원래 방학 때면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장학금 덕에 그 시간을 절약해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4학년 땐 과수석도 했죠. 좋은 동기와 결실을 이끌어주신 홍성사랑장학회에 감사드립니다.”

美 라스베이거스 ‘CES 2020’ 참관

지난 1월 윤정훈 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 참석했다. 8일간의 출장 기간 동안 광고주인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 현장을 참관하고, 글로벌 신기술과 최신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했다.

매일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 과학기술이 등장하면서 광고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요즘 윤정훈 씨의 머릿속을 꽉 채운 화두 역시 ‘익숙해진 것에 대한 탈출’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일은 그가 제일 좋아하고 또 잘하는 일이다. 기술의 발전이 현대인에게 보다 최적화된 경험과 환경을 제공하듯, 광고회사 AE로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삶의 긍정적 경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진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진행한 삼성 QLED TV 프로젝트에서도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표현을 시도했는데요. 반사되는 하프미러를 맞대고 LED 조명으로 무한반사 효과를 내는 ‘인피니티 미러’를 연출했습니다. 11월경 매장에 선보인 후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번 CES에 인피니티 미러 효과를 활용한 연출이 다수 보이더군요.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시도했다는 데 뿌듯함이 느껴졌어요.”

삼성전자 신제품 론칭 담당 AE

윤주영(65)·故이애령 씨의 외아들인 윤정훈 씨는 홍성읍 오관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낮은 집들이 모여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 홍주산성 옆 큰길을 따라 홍성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녔어요. 그 시절 제 눈에 비친 홍주산성은 어린아이의 용기를 시험하는 어마어마한 높이였죠. 지금 보면 ‘정말 이렇게 낮았었나?’ 의아할 정도지만요.”

딸이 태어나고 자신 또한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내가 너에게 최고의 아빠는 아니었을 게다. 나에게 부족하게 느꼈던 부분을 채워서 너의 딸에게는 최고의 아빠가 되길 바란다”는 당부로 가슴을 뻐근하게 했다. 

“지난해 어머니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고 나니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나 당신의 부족한 면을 먼저 돌아보셨던 아버지는 훈계보다는 대화를 통해 저를 이해하려고 하셨고, 늘 저를 믿어주셨어요. 덕분에 자유로운 사고와 시도를 할 수 있었죠.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할만한 자식이 되는 건 어찌 보면 가장 큰 인생의 목표 같아요.”

현재 윤정훈 씨는 삼성전자가 새해 첫 신제품으로 공개한 그랑데AI 런칭을 진행 중이다. 세탁기 조작만으로 건조기가 알아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팀원들과 밤낮으로 머리를 맞댔단다. 홍성신문 독자들도 가전매장을 방문하게 되면 한 번쯤 눈여겨봐달라는 말에 미소가 고였다.

어느덧 광고장이 13년차. 피 말리는 아이디어 전쟁과 밤샘 작업 끝에 마침내 광고제작물이 시장에 나가기까지, 산전수전 공중전을 수없이 겪은 그다. 아직도 제작 브리핑을 할 때마다 떨리고 설렌다. 넘치는 열정만큼 미숙했던 초창기에도, 대기업 광고 기획을 진두지휘하는 지금도, 그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기본을 잊지 않으며 새로운 시도를 용기 있게 행동으로 옮긴다. 그것이 윤정훈 AE의 크리에이티브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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