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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Y 50년 새 역사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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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Y 50년 새 역사 시작한다
  • 조성미 논설위원
  • 승인 2020.02.02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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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중 홍성YMCA 11대 이사장 취임 인터뷰
"기본부터 다시"...실무형 이사장 자임

“다음 50년을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유재중 홍성YMCA 11대 이사장의 취임 일성은 “기본부터 다시”였다. 홍성Y는 충남에서 가장 오래된 시민단체이다. 작년에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50년사> 발간을 마쳤다. 민주화운동기인 1969년에 군 단위 농촌Y로는 전국 두 번째로 창립되어 반독재 민주화 운동과 지방자치 시대 시민운동의 산실 역할을 해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부침을 거듭했지만 그리스도의 복음과 삶을 따르고자 하는 청년 활동가들의 헌신에 힘입어 살아남았고,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다.

유재중 이사장은 올해 나이 쉰하나, 51주년을 시작하는 홍성Y와 동갑이다. ‘실무형’이사장을 자임하는 유 이사장은 “그동안 Y이사장을 역임하신 분들의 면면을 생각하면 명망가도 못되고 경험적으로도 부족한 것이 많아 선배님들을 찾아다니며 배워가며 해보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최근 10년 가까이 실무공백이 장기화되었던 후유증으로 업무체계부터 모든 것을 기본부터 다시 세워나가는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는 게 현재 홍성Y 실정에 대한 유 이사장의 진단이다. 사무실 집기관리, 청소, 회원관리 등 일상 업무 체계 등 그동안 소홀히 했던 작은 일부터 바로세우겠다는 그의 일성은 어떤 거창한 사업 비전보다도 신뢰가 간다. 모든 중요한 일은 작고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본인의 겸손한 자평과는 달리 유이사장이 그동안 걸어온 이력은 예사롭지 않다. 2006년 지방선거에 홍성읍 군의원(민주당)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은하면에 한우농장을 인수하여 소를 키우던 그는 실질적으로 부도가 난 상태였던 조양인쇄소를 인수하여 12년 만에 직원 15명을 고용하는 알찬 기업으로 ‘주식회사 선우’를 키워내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주었다.

조선 중기부터 서부면 상황리 일대에 세거하던 문화 류씨 후손인 그는 “일찍 철든 장남”이었다고 한다. 홍성초(73회) 홍성중(35회) 홍성고(43회)를 졸업하고 청주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했다.

89학번으로 그는 386의 막내였지만 당시 대학가에 뜨겁게 일어났던 학원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선배들을 따르며 온갖 궂은일을 도맡으면서도 막내로서 선배들과 다른 의견이 있을 땐 선배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줄 알던 당찬 후배였다.

대학 졸업 직후 한문선생님의 꿈을 바꿔 홍성신문 취재기자로 입사해 지역언론 운동에 젊음을 걸기도 했다. 패기 하나로 뛰었던 10년간의 취재부 기자 경험을 통해 터득한 사회적 감각은 지금까지 그의 생활밑천이 되어준단다.

신문사 일에 한계를 느끼던 그는 홍성신문을 그만두고 고물상을 운영하며 암중모색 하던 시기도 있었다. ‘지방분권 자치연대’를 통해 정치에 발을 들였다. 서천의 나소열, 당진의 김홍장, 태안의 어기구, 청양의 김명숙 등이 이때 함께 했던 충남의 정치인들이다.

그는 37살에 최연소로 군의원에 출사표를 던졌고, 비록 낙선했지만 2000여 표를 얻었다. 당시의 정치구도 속에서는 나름 선전이었다. 이후 그는 꾸준히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모두 고사하고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홍성Y 이사장직도 오랜 고심 끝에 수락했다.

홍성YMCA와의 인연은 홍성신문 기자로 일할 때 회원활동부터 시작해 이사를 거쳐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리더로서의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에 대해 그는 여러 삶의 여정 속에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유연성과 책임감, 그리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성실함을 들었다.

“저는 비록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YMCA 목적문-‘역사적 책임의식과 생명에 대한 감성을 일구어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일하며 민중의 복지향상과 민족의 통일...’은 그 자체로 제가 지향하는 삶의 지표와 일치합니다. 제가 YMCA운동에 계속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유 이사장은 홍성YMCA가 조양문 옆으로 사무실을 옮긴 것도 보다 홍성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라고 했다. 홍성YMCA는 사무 공간부터 모든 것을 24시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내포신도시 조성과 군청 이전 등으로 원도심 공동화 문제가 지역의 무거운 과제가 되고 있는데 원도심을 활성화하고 홍성군민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홍성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일에 홍성YMCA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때는 시민운동의 산실이었지만 각 부문 운동이 세분화, 전문화 되고 있는 지금 홍성Y운동은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한다. 젊은 사업가 유 이사장을 앞세운 홍성Y가 어떤 활로를 찾아 새로운 50년 역사를 써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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