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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사다리, 생명 위한 작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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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사다리, 생명 위한 작은 배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01.19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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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로 대표(사진 왼쪽)가 개구리 사다리로 쓰이는 나일론 재질의 망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양서류 전문가 로즈박사.
주형로 대표(사진 왼쪽)가 개구리 사다리로 쓰이는 나일론 재질의 망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양서류 전문가 로즈박사.

농수로가 콘크리트로 바뀐 후 농수로는 생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덫이 됐다. 콘크리트 덫에 걸려 사라지는 개구리를 구하기 위해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하자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충남논습지네트워크, 새와생명의터는 지난 16일 홍성, 예산을 오가며  개구리 사다리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는 영국의 양서류 전문가 데레버 로즈 박사가 한국을 방문해 강연을 진행했다.

홍성에서 방문한 곳은 홍동면 문당리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고 있는 주형노 씨의 논이다. 이곳에서는 메기를 이용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다. 논에서 개구리는 중요한 주민이다. 해충을 잡아먹고 메기의 먹이도 된다. 하지만 농약도 비료도 일절 주지 않는데도 그동안 개구리를 별로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보통 눈에 띄는 참개구리는 1m당 1마리 정도. 소년시절 기억 속의 개구리가 바글바글 하던 논과는 달랐다.

로즈 박사에 따르면 그의 논은 참개구리가 번식하기에 좋은 공간은 아니다. 참개구리가 번식하고 월동할 만한 깊은 둠벙같은 공간도 없고 농수로도 개구리가 갇히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콘크리트 구조다. 개구리가 번성하기 위해서 번식을 위한 둠벙과 농수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개구리 사다리는 꼭 필요하다.

영국에서 1400여 개의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한 결과 농수로에 갇혀 죽는 개구리 개체수가 80%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주형노 씨도 올해부터 1m 이상 깊이의 둠벙도 만들고 콘크리트 벽에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해 볼 생각이다. 어린시절 기억 속의 개구리로 바글대던 논의 풍경을 다시 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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