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선 시낭송가
난로위에 아슬하게 탑을쌓듯 올려놓은
도시락이 금새라도 무너질까 자꾸만 눈이가고
장작나무 이글거리며 타던 난로속 열기가
교실안을 후끈하게 데워놓을때
발그스름한 친구들의 얼굴이
마치 잘익은 홍옥의 모습같았다.
누군가의 도시락은 누룽지가 되었고
누군가의 도시락은 보온밥통에서 금방 꺼낸듯 따뜻했고
또 누군가의 도시락은 겨우 찬기만 가신채
울리던 종소리는 꿀맛같은 점심시간이었다.
책가방속에 넣어둔 며리치볶음과 김칫국물이
헐렁한 뚜껑을 열고 스며든 책장마다
벌겋게 물든인것이 마치 가을 단풍잎처럼
붉었던 어린시절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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