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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특별기고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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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특별기고 ⑫
  • 홍성신문
  • 승인 2019.12.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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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장 정 우 산림살림에너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

 

*기후위기는 에너지문제


기후위기와 에너지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몇 가지 지표들을 확인해보자. 우선 한국은 에너지의 94%를 수입하며 전 세계에서 8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다. 1인당 에너지소비량은 독일의 2배,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에너지는 1차 에너지의 형태로 수입된다. 여기서 1차 에너지란, 자연으로부터 직접 얻을 수 있는 태양광,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의 에너지를 뜻한다. 1차 에너지는 소비자가 사용하기 편하게 가공되어 최종에너지(전기, 도시가스와 휘발유, 등유, LPG 등의 석유제품 등)로 소비된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토대가 에너지다.

이 중 우리가 가장 많이 의존하는 에너지는 석유(전체 최종에너지소비량 중 49%, 화석연료 73%)다. 또한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대 수입‧수출 품목은 모두 석유제품(수입 1위 원유, 수출 2위 석유제품)으로 에너지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를 화석연료가 지탱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화석연료가 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삶-화석연료-기후위기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우리가 사는 충남의 에너지문제

충남은 전국에서 에너지소비량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다. 또한 전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에너지 다소비 지역이다. 그렇다면 충남 사람들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까? 그렇지 않다. 각 개인으로 볼 때 충남은 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차이는 산업에 있다. 충남의 산업은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 등 에너지를 막대하게 사용하는 제조업 중심이다.

한편 충남에는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마다 불거지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30기)이 있다. 이 때문에 충남의 전력자립도는 250%를 웃돈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에너지 다소비산업과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충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지역으로, 기후위기의 최전선이다.

*에너지 소비, IMF‧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불황 본격화 신호?”

연합뉴스의 11월 10일 헤드라인이다. 어떤 이는 규모를 줄이자는 말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당장에 신문에서도 에너지 소비가 줄면 불황이 본격화된다며 걱정을 한다.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산업과 대형석탄화력발전소의 값싼 전기 덕분에 우리나라는 1인당 소득 3만 불에 도달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더 나아졌을까? 영국의 한 연구기관의 “사회자본(개인적 관계, 사회적 관계, 제도에 대한 신뢰, 사회규범, 시민참여 등)”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67개국 중 142위에 그쳤다. 화석연료를 열심히 태운 결과로 부자에게는 더 많은 부가, 우리에게는 더 나은 삶이 아닌 전에 없이 많은 물건이 생겼다. 기업들의 경제성장을 통한 낙수효과는 가진 자들의 논리일 뿐이다.

*에너지 전환은 곧 사회의 전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에너지전환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사회 전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우선 현재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 현재의 산업구조는 필연적으로 기후위기를 가속한다. 또한 화석연료에 의지한 산업은 기후위기와 피크오일로 석유공급이 중단되면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원을 석탄‧천연가스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급률도 문제지만 해마다 전체 정부 예산의 30%에 달하는 160조 원이 에너지 수입에 사용된다는 사실도 전환의 중요한 이유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수소연료전지와 석탄가스화발전(IGCC)도 같은 이유로 대안이 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우리 삶의 변화다. 에너지다소비산업의 기반은 제품을 소비하는 우리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2~3%의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나라. 50조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2400만대의 자동차가 있으며 이로 인해 해마다 4000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나라. 식랑자급율 20%, 석유로 농사를 짓는 나라. 하루에 37명이 자살하고 양극화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며,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슬로건에 머무는 사회에서의삶. 그리고 소박하더라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내일이 존재하는 삶. 둘 중 어떤 삶을 우리는 원하는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에너지문제다. 그리고 에너지문제는 우리 삶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12월 충남 지역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충남 전역에서 4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2040년 석탄화력발전소 20% 이하, 재생에너지 40% 이상”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결국 변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우리의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도 풍요로운 삶을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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