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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 산업폐기물처리장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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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 산업폐기물처리장 막아야 한다
  • 홍성신문
  • 승인 2019.12.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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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보고인 천수만과 간월호의 수계지역인 갈산면 오두리 마을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려는 시도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아직 사업계획 입안 상태이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6만2000평에 이르고, 처리량도 하루 매립 1117톤, 소각 100톤에 달하는 대규모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오게 된다면 심각한 생태계의 파괴는 물론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불 보듯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곳 천수만과 AB지구 간척지는 오랫동안 우리를 먹여 살려온 생명창고이자 철새와 수달, 황새가 찾아오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각종 어로활동과 관광업에 종사하는 홍성․서산․보령 지역 주민들의 생계가 이곳에 달려있다. 또한 AB지구 간척지 논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쌀은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널리 판매되고 있다. 우리의 생명창고인 천수만과 간월호의 수질과 토양을 깨끗하게 유지시키고 관리하는 일은 우리가 한시도 내려놓을 수 없는 막중한 과업이다. 가뜩이나 오염수치가 임계점에 다다른 간월호의 수질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수계지역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온 다는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다. 업체가 폐기물 처리장 입지로 지목한 오두리는 와룡천이 서해바다로 흘러가는 길목이면서 천수만을 안마당 삼고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서 반경 2키로 남짓 거리에갈산초등학교와 서부면 소재지가 있는 등 주민들의 생활터전과 지척이다.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오두리와 갈산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홍성군내 10여개 시민사회 단체, 그리고 서산지역 환경단체까지 연대하여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주민대책위는 전국의 거의 모든 폐기물 처리장 인근 주민들이 암과 같은 질병문제, 침출수문제, 악취와 소음 먼지 등 각종 유해물질로 인해 주거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시행사인 KC환경개발은 즉각 사업추진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가까운 예산에서 폐기물 처리장 추진과정에서 불법적인 금품 살포가 드러나 주민 2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음을 상기하자면서 환경문제 뿐 아니라 돈을 앞세워 민심을 갈라놓고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패륜적인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주민들이 생활터전과 오랜 유대 관계로 다져진 마을 공동체를 지키고자 분연히 일어서는 이러한 요구는 매우 타당하다. 폐기장 건설이 아직 입안 단계에 있을 때 백지화시켜야한다. 주민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강행된다면 업체와 주민 지자체 모두 더 큰 비용의 손실과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다행히 김석환 홍성군수가 업체 측과 주민들을 차례로 면담하고 이 사업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홍성군의회도 주민들과 함께 폐기물처리장 반대운동에 함께 동참하고 앞장설 것을 천명한 만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예산 궐곡리, 청양 강정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담한 일들이 오두리에서 또 반복되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

이미 농촌지역은 도시에서 유입되는 산업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큰 도로가 뚫리더니 제일 먼저 쓰레기가 들어오더라”는 자조 섞인 농민들의 이야기는 농민들을 소외시키고 농민의 소박한 삶까지 파괴하는 산업개발의 오래되고 어두운 그림자다. 점점 벌어지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는 이제 격차를 논하기조차 민망할 만큼 농촌은 소멸직전이다. 인구절벽 앞에서 도시로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모자라다. 농업과 농민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것도 모자라 돈 몇 푼 찔러 주고 문전옥답에 쓰레기를 마구 갖다 버리는 것이 허용되는 세상이라면 이미 공멸이다. 농촌이 없는 도시를 상상이나 해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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