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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꼭 해야 할 일…농업서 희망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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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꼭 해야 할 일…농업서 희망 찾는다”
  • 윤종혁
  • 승인 2019.12.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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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청년농부로 선정된 초록농장 이정환 대표
이정환 대표
이정환 대표

 

충남도는 지난달 ‘2020년 친환경 청년농부 육성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천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충남도의 청년농부 육성 사업에 대한 충남도의 설명과 청년농부 발전방향 등에 의견을 나눴다. 충남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250명의 청년농부에게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홍동면 효학리에서 초록농장을 운영하는 이정환(39) 대표는 내년도 청년농부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올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대학 졸업후 워터파크에서 11년을 일했다. 친척이 홍성에서 뷔페전문점 문을 열면서 고향으로 오게 됐다. 뷔페전문점에서는 여러 나라의 식재료가 필요했다.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구하기 힘들었던 식재료를 직접 재배하고자 농사를 시작했다.

초록농장에서는 체리페퍼, 페페론치노, 브라질고추인 비퀴노, 페루비안페퍼, 할라피뇨, 셀러드의 귀족이라 불리는 프리세, 고소함과 매운향을 자랑하는 루꼴라, 이탈리아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바질, 파슬리, 타임 등 특수야채와 허브, 외국고추를 전문으로 키우고 있다. 외국고추의 경우 홍성에서는 유일하고 전국에서도 키우는 농가가 몇 안 된다고 한다.

“페루비안페퍼 등 외국고추를 키우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보니 재배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았습니다. 외국고추에 대한 재배기술을 익히기 위해 컴퓨터로 검색하면서 외국 자료를 많이 살펴보고 있습니다. 재배방법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초록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레스토랑 등을 통한 직거래 판매와 온라인 판매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온라인 판매가 전체 매출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이정환 대표는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농업도서비스업이라는 이 대표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면 소용 없습니다. 애써 농사지은 농산물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산지 폐기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찾아주길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어떤 농사를 누가 어떻게 짓는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돈독히 해야 합니다.”

초록농장 이정환 대표가 키우고 있는 외국고추. 사진제공=이정환.
초록농장 이정환 대표가 키우고 있는 외국고추. 사진제공=이정환.

 

이정환 대표는 농사를 시작하면서 외국고추라는 틈새시장을 찾았다.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공산업도 준비 중이다.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만남도 넓혀가고 있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이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걷다 보니 경쟁력도 생겼지만 언제 어떤 어려움이 생길지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청년농부로의 선정은 이정환 대표에게 새로운 기회를 줬다.

청년농부로 선정되면서 내년도 하우스 신축 시설 지원을 받게 됐다. 판로 개척도 이뤄졌다. 충남도가 롯데쇼핑 슈퍼사업본부와 협약을 맺어 청년농부가 생산하는 농산물 판매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농업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도 수시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른 청년농부들과 정보교류도 늘어났다.

“농사 짓는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데 농촌에서는 대화 상대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마을에서 젊은이를 구경할 수가 없습니다. 소득도 불안정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 농업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농사를 짓는 것은 미래에반드시 해야 할 일을 앞당겨서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이정환 대표의 꿈은 특수야채 친환경농업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벼는 친환경농업으로 많이 재배하지만 야채는 극히 드물다. 외국고추나 허브, 특수야채는 더더욱 많지 않다. 이 대표는 “누구라도 배우고자 한다면 그동안 익힌 재배기술을 기꺼이 나누겠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갖기를 희망했다.

홍동면 효학리가 고향인 이정환 대표는 금당초와 홍동중, 홍성고, 배재대를 졸업했다. 딸 이름이 ‘초록’이라서 ‘초록농장’을 만들었다. ‘페퍼앤허브’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에서 초록농장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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