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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1주년 특집] 홍성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한국어’ 배움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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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1주년 특집] 홍성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한국어’ 배움 갈망
  • 윤종혁
  • 승인 2019.12.0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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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우리, 이주노동자 실태조사

홍성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지역적 차원에서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2017년 기준 등록 이주노동자 1292명이 홍성에서 일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낯선 이방인이다. 홍성이주민센터는 올해 제이인제이 컨설팅과 함께 홍성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미등록 노동자를 포함한 208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남자가 66%이고, 여자가 34%이다. 응답자의 평균 나이는 33세이다.  <편집자 주>
 

홍성에서 생활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홍성온천 맞은편에 위치한 홍성이주민센터를 찾아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홍성에서 생활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홍성온천 맞은편에 위치한 홍성이주민센터를 찾아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주노동자 208명 실태조사

응답자의 평균 홍성 거주 기간은 28.5개월이다. 응답자 가운데 기혼이 58%이다. 응답자 중 캄보디아 출신이 18%로 제일 많았다. 네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필리핀, 태국 순이었다. 동티모르와 인도네시아, 터키, 이라크에서 온 노동자들도 있었다.

전체의 53%가 홍성읍에서 생활하고 있다. 홍북읍(10.4%), 광천읍(9.5%), 금마면(8%), 갈산면(6.5%), 구항면(5%), 장곡면(3%) 순이다. 응답자 중 등록 이주노동자는 87%이었고, 미등록 노동자는 12.2%이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응답자의 83%가 한국에서 더 체류하길 원했다.

일하고 있는 곳은 제조업이 56%로 제일 많았고, 농축산업(25%), 서비스업(8%), 건설업(5.6%) 순이다. 이들은 고융주가 제시한 근로계약조건 내용에 대해 20% 정도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약간 알고 있었다’가 59%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현재 직장에서의 만족도가 보통 이상인 것으로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7%는 현재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속내를 나타냈다. 반면 26%는 현재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 적은 임금(28%), 친구· 가족이 그리워서(20%), 외국인에 대한 차별(13%), 일자리 부족(11%), 열악한 환경(6%) 등을 손꼽았다.


제일 힘든 것은 언어문제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제일 힘든 점으로는 언어문제(34%), 외로움(14%), 생활방식 차이(6.6%), 음식(5%), 직장에서의 차별(3%) 순으로 답했다. 전체 응답자들은 한국어교육(31%), 의료지원(21%)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등록 이주노동자들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답변은 달랐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의료지원(41%)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동자들의 홍성 생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보통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46%는 외국인 노동자 지원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고 절반 정도가 홍성이주민센터 존재를 알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홍성이주민센터에서 한국어교육과 노무 상담, 한국문화교육, 체육활동 등을 진행해 주길 원했다.

 


응답자들은 향후 홍성군에서 한국어교육 프로그램(25%)을 제공해 주길 원했다. 또한 건강검진서비스 제공(21%)과 문화행사 지원(19%) 등이 있기를 희망했다.

1년 6개월 전 네팔에서 한국으로 온 비제여(29) 씨는 매주 일요일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보령에서 홍성이주민센터를 찾는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하지만 빠지지 않고 오고 있다. 비제여 씨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데 보령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홍성이주민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이주민센터 김선희 사무국장은 “실태조사를 통해 이주노동자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노동자들의 20% 정도가 근로계약조건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임금체불을 근절해야 하고 한국어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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