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8:41 (금)
[창간 31주년 특집] 관심·지원 시작…차가운 시선은 여전
상태바
[창간 31주년 특집] 관심·지원 시작…차가운 시선은 여전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9.12.02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또 하나의 우리, 국제결혼 이주여성 현주소

국제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 중이다. 전통문화체험, 통역지원서비스, 한국어교육, 방문교육 서비스, 한국사회적응교육, 부모교육, 자조모임 지원, 취업 지원, 자녀 언어발달교육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제결혼이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10여년 전과 비교해 봐도 격세지감을 느낀다. 관심과 지원은 늘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차별의 시선은 여전하다. ‘우리’가 아닌 ‘그들’이다. 다문화사회를 위한 인식 개선 필요성은 현재진행형이다. <편집자 주>

 

홍성군에서는 매년 가을 다문화축제를 개최한다.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홍성군에서는 매년 가을 다문화축제를 개최한다.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992년 홍성 최초 국제결혼

홍성읍 오관리 상설시장 입구에 자리한 삼성침구 여연방(65) 대표는 항상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중국이 고향인 그녀는 국제결혼이라는 말조차 낯선 1992년 홍성에서 처음으로 국제결혼을 통해 둥지를 틀었다. 2007년 홍성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했다.

여 대표는 “지금이야 홍성이주민센터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어 이주여성들을 위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말도 통하지 않고, 한국어를 배울 곳도 없었다.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연방 대표는 국제결혼에 대한 시각 차이를 줄이기 위해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연방 대표는 “결혼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많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차별은 존재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들이 있다”며 “결국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홍성을 위해 서로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한국어교실 문 열어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교실은 2003년 처음 시작됐다. 새홍성교회(목사 유요열)에서는 우연한 기회에 나이지리아 출신 이주노동자 2명을 만나게 된다. 그들을 위해 한국어수업을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한국어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필리핀 이주여성이 그해 10월 새홍성교회를 찾았다.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교실이 시작된 것이다.


2004년부터 한국어교실을 찾는 이주여성들이 늘었고, 홍성사회복지관에서도 국제결혼 가정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요열 목사는 “2004년부터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국제결혼 붐이 일었다”고 말했다. 2004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농촌 총각 셋 중 하나는 국제결혼을 했다고 한다.

2006년 4월 홍성YMCA는 ‘이주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과 과제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시 홍성군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6년 1월말 기준 홍성에 살고있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94명이다.

 

사진제공=홍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진제공=홍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수조사 실시 필요

홍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547명이다. 13년 사이에 5.8배 늘었다. 위 숫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등록된 숫자다. 홍성에 몇 명이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베트남이 232명, 중국 182명, 필리핀 60명, 일본 30명, 캄보디아 22명, 중앙아시아 6명, 태국 6명, 기타 나라 6명이다. 홍성읍에 143명이 살고 있고 홍북읍 65명, 광천읍 46명, 금마면 26명 순이다.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자녀 중 미취학아동은 371명이고, 초등학생은 202명이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30명이다.

문제는 정확한 통계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명이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한국에서 언제부터 살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없다. 홍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유초롱 사무국장은 “센터에 등록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자료를 만들었기 때문에 홍성에 몇 명이 있는지를 정확히는 알 수 없다”며 “현황을 정확히 알아야 맞춤형 정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현황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이웃으로 바라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인식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