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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면 옥계2리] 마을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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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면 옥계2리] 마을 둘러보기
  • 홍성신문
  • 승인 2019.11.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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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청년 마을조사단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성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마을주민들이 하나둘씩 회관에 모여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주민들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며 체조 연습에 열심이다. 강사가 도착하기도 전에 노래에 맞춰 십자로 퍼졌다가 일자로, 다시 학익진 대열로 일제히 움직인다. 그 모습이 마치 숙련된 춤꾼들 같다.

“하나 하면 오른쪽, 둘 하면 왼쪽으로 엉덩이를 흔드는 거예유~”
김행분 강사의 구령에 맞춰 하나 둘, 하나 둘, 힘차게 엉덩이를 좌우로 흔든다. 분명 하나는 오른쪽, 둘은 왼쪽일 터인데 제각각 멋대로 흔들리는 엉덩이가 우스운지 춤꾼들의 웃음보가 까르르 터진다. 틀린다고 서로 타박하지 않고 살갑게 알려주는 모습에서 함께한 세월의 힘이 느껴진다.

 

옥계2리에서 건강 체조교실이 열린 것은 2019년이 처음이다. 매번 풍물교실, 한글교실, 노래교실만 하다가, 노년기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1월부터 건강 체조교실이 시작돼 한여름인 지금까지 흥겹게 이어지고 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충청남도 건강 프로그램 발표대회는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문화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대회에 옥계2리 주민들이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처음 나가는 대회 준비를 위해 매주 2회 체조 연습 이외에도 시간이 맞는 주민들끼리 모여 각자 연습을 할 만큼 열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동네사람들 모여서 다 같이 하니까 아주 재미있다”며 “연습하는 것은 어렵지만 대회 나가는 건 보람찰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간이 넘게 이어지는 연습에도 지친 기색 없이 온몸을 신나게 흔드는 열정이 말갛게 빛난다.
 


 

 

2019년 6월 28일 강영한 노인회장이 논바닥에 물 빼기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일명 ‘똘친다’고 하는데 논매기와는 조금 다르다. 논매기는 논 주변 잡초를 뽑아내고, 모 주변의 진흙을 엎어두었다가 20일이 지나 흙이 풀어지면 다시 엎어두는 일을 말한다.이 과정을 모가 자라기 전까지 3~4번을 반복한다. 똘치는 과정은 논바닥의 물을 빼주는 일로 물을 말려 이삭거름을 주는일을 말한다. 이 또한 물을 완전히 빼서 말리는 과정을 3번반복한다. 말복 즈음되어 한 번 하고, 추석이 지나면 한 번 더한다. 예전에는 마을에서 품앗이로 이뤄졌으나 지금은 외부에서 인력을 구해서 하고 있다. 또한 일반 관행농이나 친환경농업에서도 이 똘치기 과정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영한 노인회장이 농사를 짓는 논은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아직까지도 손으로 직접 하고 있다.

“논 40마지기인데 이틀이면 다 한다. 아직은 그 정도 일은 어렵지 않게 한다.”
 


 

중복을 앞두고 마을 여기저기 깻모를 내느라 분주하다.
김덕이, 전홍순, 박화자 씨가 옥계1리에 사는 박태선 씨네 떡무늬에 위치한 밭에 깻모를 심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세 명의 아낙네들의 수다와 웃음이 마을에 퍼진다. 일이 마무리되고 집에 가서 쉬어도 좋으련만 마을회관에 모여 체조 연습을 하고 가는 열정 가득한 아낙네들이다.

 

 

최석팔, 김예분 씨가 집 옆에 있는 구기자 밭에서 구기자를 수확하고 있다. 예전 옥계리는 구기자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지금은 3가구만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구기자는 하수오,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지며 베타인이 풍부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해 준다고 한다. 수확한 구기자는 말려서 청양장에 내다 판다.

 

 

8월 18일, 미세먼지가 아닌 아침 안개가 마을 전체를 휘감는다. 마을 제초작업으로 마을 안팎이 분주하다.
남자들이 예초기를 이용해 제초를 하면 여자들이 그 뒤를 이어 빗자루를 들고 쓸어낸다. 한편 마을회관에서는 부녀회원들이 아침식사 준비를 한다. 제초작업이 끝나갈 무렵 산 중턱에 걸쳐진 안개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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