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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플라스틱,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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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플라스틱, 불편한 진실
  • 홍성신문
  • 승인 2019.10.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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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령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3학년
임 세 령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3학년
임 세 령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3학년

저는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3학년 임세령입니다. 풀무학교 축제 소식으로 우리 가까이 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한 진실’을 알고, 한발 더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풀무학교에서는 한 해를 갈무리하는 축제인 ‘풀무제’를 했습니다. 해마다 주제를 정해 전교생이 공동학습을 하는데, 올해 주제는 ‘플라스틱’이었습니다. 올해는 단편영화 만들기, 플라스틱 없는 식품 만들기 등 모두 1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플라스틱 관련 책 읽고 실천하기’ 모둠에 속해서 다 함께 <플라스틱 사회>, <플라스틱 없는 삶> 를 읽고 발제를 통해 내용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플라스틱 사회>중 5장. ‘플라스틱 바다: 라이터–플라스틱이 야기한 버리는 문화의 문제’를 읽고 발제했습니다. 5장은 바다에 표류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버리는 문화’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라이터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 번 사면 오래 쓸 수 있는 라이터가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 플라스틱 라이터를 씁니다. 라이터를 잃어버려도 얼마든지 쉽게 새 라이터를 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라이터를 과연 내 물건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과연 우리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에 언제부터 익숙했을까요?

1950년대. 사람들이 자동판매기에서 제공되는 플라스틱 컵을 가져가 재사용하던 때, 미국의 시사 잡지 <라이프>는 한 가족이 플라스틱 식기와 쟁반 등을 하늘로 던지며 즐거워하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일회용이 아닌 제품을 설거지하고 닦는 데는 40시간이 들 것이지만 이제는 “어떤 주부도 그런 성가신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생활에 익숙해진 것은 플라스틱을 팔려는 업계에 의해 학습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화학 실험실에만 있던 플라스틱은 세계 2차 대전에 쓰이기 위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군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려놓은 까닭에 전쟁이 끝나고 난 뒤 플라스틱을 일반 용품으로 바꿔내야 했습니다. 이때부터 플라스틱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 온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업계의 의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계속해서 소비한다면,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요? 플라스틱은 소각되어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 등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화학물질을 내뿜거나 매립됩니다. 바다에 버려진다면 햇빛과 파도에 의해 잘게 부서진 후에 먹이사슬을 통해 내 몸속으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눈앞에서 사라진 후 쓰레기의 행방에 대해 더는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은 온 지구를 돌고 돌아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아무 잘못 없는 동물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결국 인간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

<플라스틱 사회>를 읽으며 플라스틱은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습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와 같이 이미 플라스틱이 만연하게 사용되던 시기를 살아온 청소년들은 사고방식과 생활습관 이면에 플라스틱이 야기한 문제를 발견하기는 더욱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버려진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당장 눈앞에 있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합니다.

책 읽고 실천하기 모둠은 축제를 준비하는 2주 동안 각자 플라스틱 물건을 하나씩 정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개인 물병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몇몇 카페에서는 개인 물병에 음료를 담으면 할인해줍니다. 지난해 8월 2일부터는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 가게에서 할 수 있는 행동,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한발 더 나아가려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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