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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특별기고 ⑤ 기후위기와 대중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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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특별기고 ⑤ 기후위기와 대중교통
  • 홍성신문
  • 승인 2019.10.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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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홍성녹색당 특별위원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의 등교거부운동으로부터 시작된 기후위기 행동은 지난달 21일 전 세계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홍성에서도 50여 명의 시민들이 홍성역에서부터 홍성군청까지 행진하며 기후위기를 알리고 시민들이 행동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금의 기상현상을 단순한 변화를 넘어 ‘위기’로 인식해야 하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긴급한’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러자면 기후변화의 문제를 지역, 일자리, 안전, 교육, 성별, 먹거리 등 우리 삶과 관련된 구체적 주제들과 연결시키고 다양한 주체들이 직접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그런 취지에서, 홍성의 시민들이 느끼는 기후위기의 심각성, 다양한 실천방안과 정책제안 등을 연속해서 기고합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의 생존을 위해, 시민들이 기고문으로 행동합니다.  <편집자주>

 

어느 날 마을의 한 어르신이 찾아오셔서 걱정스런 얼굴로 말씀하셨다. 내년부터 마을에 들어오는 버스 노선이 줄어든다는데 그렇게 되면 승용차가 없는 노인들은 지금보다 사는 게 더 힘들어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알아보니 홍성군 농어촌버스를 운행하는 홍주여객은 내년부터 버스운행횟수를 줄이거나 일부 폐지할 계획이며, 홍성군도 지원할 계획이나 대안이없어 보인다.

장날 버스정류장 풍경을 떠올려본다. 버스정류장에는 양손에 꾸러미를 든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거나, 의자가 모자라 서 있거나, 차도와 인도 사이 턱에 걸터앉거나, 가게 앞에 쭈그려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가 도착하면 어르신들은 무거운 보따리를 들고 앞 다투어 버스에 올라탄다. 늦게 타면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버스계단은 어르신들에게는 높고 가파르고 위험하다. 버스가 떠난 후 정류장에 막 도착하신 어르신 한 분이 버스를 놓쳤다며 매우 안타까워하신다. 여태 기다리다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에 버스가 그만 떠난 것이다.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어르신은 정류장에서 다시 두 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대중교통을 축소할게 아니라 서둘러 활성화해야할 중요한 시기다. 이유는 교통소외 계층과 지역에 대한 복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급격한 기후변화로 앞으로 30년 뒤인 2050년에는 세계 대부분의 주요도시가 가뭄, 해수면 상승, 환경파괴 때문에 생존이 불가능한 도시가 될 거라는 연구결과를 내놓는다. 그리고 그 마지막 기회는 2020년과 30년대의 탄소배출절감 노력여하에 달렸다고 한다.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누구나 할 수 있는 노력은 바로 탄소배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동차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버스 노선을 더 많이 늘리고, 이용 요금을 더 내리며, 노약자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저상버스를 마련하고, 마을을 순환하는 마을버스와 100원 택시와 부르면 오는 버스가 홍성군에도 다니는 것을 상상해본다. 모두 다른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들이다. 너무 늦기 전에 홍성군도 할 수 있는 일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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