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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수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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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수집한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9.10.28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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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김재일 수집가
김재일 씨의 작은 방 한쪽을 수집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고향집 창고에는 더 많은 수집품이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재일 씨의 작은 방 한쪽을 수집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고향집 창고에는 더 많은 수집품이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홍성읍 김재일 씨의 책꽂이에는 그가 평생 모아온 수집품들이 담겨진 무수한 서류철이 꽂혀 있다.

그가 60년 이상 모아온 수집품들은 우표, 복권, 전화카드, 기념주화, 기차표, 신문스크랩 등 30여종에 이른다.

우표는 대략 2000장 정도, 올림픽복권은 1983년 1회부터 1988년 299회차까지 전 회를 소유하고 있다. 그 외에도 주택복권 2만장, 전화카드 3000장,  60년대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지폐, 여행갈 때 생긴 기차표나 입장권 등도 수집품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재일 씨의 부인은 그나마도 신문 스크랩같이 분량이 많은 것을 한 트럭 씩 가져다 버리고 남은게 이 정도라고 말한다.

“수집 시작한 게 16살 때 부터였어요. 우표는 서울에서 살 때 직장 옆이 중앙우체국이라 친한 우체국 직원들을 통해 귀한 우표를 얻곤 했죠. 전화카드는 고속버스회사에서 일할 당시 전화카드를 많이 사용하던 시기라 공중전화 부스에 엄청 많이 버리고 갔거든요. 그걸 주워 모았습니다.”
김재일 씨의 수집은 수집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60년간 빠지지 않고 써온 일기, 자동차 운행일지, 가계부, 두 아이와 손자가 자라온 과정을 기록한 앨범도 50권에 이른다. 앨범에는 수험표와 학생기록부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엇이 그를 집요한 수집가의 길을 걷게 했을까?

수집의 매력에 대해 김재일 씨는 “단순한 수집품을 모으는게 아니라 역사를 알 수 있는게 좋다”면서 “우표나 전화카드의 모델은 당시 풍물이나 인물이 들어간다.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덕분에 그는 당시 역사나 정치 흐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그의 수집품의 상당수는 수집이 중단된 상태다. 그래서 요즘은 모으기 보다 동화책 등을 모아서 기부하는 일에 더 힘을 쓰고 있다.

“이제는 수집할 만한게 별로 없어요. 우리 세대 때는 신문을 스크랩하지 않으면 따로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젠 인터넷만 치면 다나오죠. 주택복권도 더 이상 나오질 않고 기차표도 요즘엔 모으는 의미가 없어요”

시대의 변화가 아쉽지만 그래도 그의 수집은 계속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의 손자들의 성장과정도 책꽂이의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단순한 수집품이 아닌 역사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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