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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귀농의 밑거름을 만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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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귀농의 밑거름을 만드는 사람
  • 홍성신문
  • 승인 2019.10.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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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면 옥계2리-사람 사는 이야기①

홍성군 청년 마을조사단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성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귀농을 하기 위해 연남학교 귀농 교육과 충남대 마이스터 과정 등을 수료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해 귀농을 한 양현모 씨는 2013년 표고버섯 재배로 장곡면에 정착했다.

2013년에 귀농한 양현모 씨.
2013년에 귀농한 양현모 씨.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무조건 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 여기저기 귀농과 관련한 교육도 많이 하는데 이를 십분 활용하면 좋다. 그러나 절대 무언가를 해달라고 하지 말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또 다양한 정책 자금을 받을 수 있지만 공모사업도 해볼 만한 일이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양 씨는 처음에는 지역적 차이로 적응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타고난 친화력으로 이제는 마을 사람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귀농을 할 생각이라면 첫째는 주민들에게 무조건 인사를 잘 해야 하고 지나가는 길에 차도 태워 드려야 한다. 마을에 연로하신 분들이 기계 같은 것들이 고장 났을 때 잠깐씩 도와드리면 오히려 마을 분들한테 내가 도움받는 일이 더 많아진다.”

양 씨는 마을에 정착하면서 마을의 일꾼을 자처했다. 정비 일을 했던 양 씨는 마을회관 전기배선 일을 돕고, 다른 집 창고를 지을 때면 도와줬다. 그리고 버섯이 많이 수확되는 때면 주민들에게 수확을 부탁한다. 그리고 버섯을 가져가게 한다. 평소 주민들과의 교류가 있었기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을 때 주저 없이 와서 도와주는 관계가 형성됐다.

“귀농하면서 처음에 땅 사지 말고, 집 사지 말고 주민들과 융합해 살 수 있는지를 먼저 느껴보는 것이 좋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작목은 귀농 전에 충분히 알아보고 고민해 선택하고, 그 작목에 대해 주관적으로라도 알고 내려와야 실패하지 않는다. 의외로 귀농을 해서 성공하는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제 귀농한 지 6년 차가 되어가는 양 씨는 선도 농가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며 강의와 각종 제안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양 씨가 재배한 표고버섯은 홍성의학교급식과 공주와 부여 등의 학교 급식, 축협 하나로마트의 친환경 버섯으로 공급되며 도시와의 직거래 판매로 이어진다. 또한 직거래에서 단일 품목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땅콩, 서리태 등으로 채워 넣었다.


“농사를 지을 때는 생각을 가지고 해야 한다. 농사도 일머리나 눈썰미가 있으면 빨리 배운다. 남들 하는 일도 많이 도와주면서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절대 금전과 결부시키면 안 된다. 농업 기술력을 배워 농사에 대한 구상을 확실히 해 계획을 뚜렷하게 세우는 것이 좋다.”

주민들이 중간중간 배지를 밀고 한쪽에서는 배지를 옮겨놓는 과정이 무한 반복된다. 표고버섯 배지 한 개의 무게가 12kg이다. 한 바구니에 9개가 들어있으니 총 무게가 108kg인 바구니를 올려 상판에 적재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생각만큼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지 못한다. 그래도 그저 그 과정을 지켜보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주민들이다.
주민들이 중간중간 배지를 밀고 한쪽에서는 배지를 옮겨놓는 과정이 무한 반복된다. 표고버섯 배지 한 개의 무게가 12kg이다. 한 바구니에 9개가 들어있으니 총 무게가 108kg인 바구니를 올려 상판에 적재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생각만큼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지 못한다. 그래도 그저 그 과정을 지켜보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주민들이다.

 

버섯 하면 거의 대부분이 부여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부여에서도 양 씨에게 선도 기술을 배우러 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버섯은 물, 환기, 광, 이산화탄소가 좌우한다. 이 개념만 알면 쉬워진다. 그리고 홍성만이 가지는 메리트가 있다. 유기농특구로 지정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농업기술센터의 친환경 EM 등 친환경 재료 등이 많이 생산된다. 또한 농기계도 저렴한 가격에 대여가 가능하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젊은 일손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처음에 정착할 때는 청양군과 옥계리 경계에서 표고버섯 농원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겨울부터 옥계2리에 농장을 옮기는 이사를 했고, 올해 안에 농장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도와줬다.

트럭에서 배지를 내리는 과정이 시작된다.
트럭에서 배지를 내리는 과정이 시작된다.

 

“올해 안에 농원 준비가 모두 끝나면 체험농장을 계획하고 있다.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어떤 작물을 지을지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농원을 둘러보고 귀농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 일종의 소통의 공간이라 생각하면 된다. 체험농장이 홍성군 내 표고버섯연구회법인을 구성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법인을 만들면 좋은 이점은 판로가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하는 일에 자신의 농장 일만으로도 바쁜 양 씨가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홍성에 귀농하려는 사람들의 밑거름을 만들기 위해서다. 임업인 후계자이며 농촌진흥청 통신원이기도 한 양 씨는 “귀농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2019년 7월 3일, 표고버섯 배지 2만 개가 들어오는 날이다. 5톤 트럭 다섯 대 분량이다. 부여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한 차가 오전 9시 농장에 도착했다. 마을주민들 4명과 인근 주민 2명이 함께했다. 배지 입상은 이동형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다. 트럭에서 배지를 내리는 일은 양 씨 담당이다.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배지를 전달하고 차례대로 배지를 입상한다.

일이 모든 끝나고 마시는 막걸리만큼 달콤한 맛이 있을까. 누구의 입맛에 맞을지 몰라 소주, 막걸리, 맥주 등 각종 음료수와 수박, 자두 등이 오늘의 새참이다.
일이 모든 끝나고 마시는 막걸리만큼 달콤한 맛이 있을까. 누구의 입맛에 맞을지 몰라 소주, 막걸리, 맥주 등 각종 음료수와 수박, 자두 등이 오늘의 새참이다.

 

마을주민 이필하 씨는 “내가 장난말로 우리 아들이라고 한다. 처음 마을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서 농원에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을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한다.

암배양 과정을 마치고 들어온 표고버섯 배지는 이제 양 씨 농원에서 120일 동안 2차 명배양 과정을 거친다.

양 씨는 “마을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한다. 자신과 마을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는 양가네 표고버섯 농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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