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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면 장촌마을] 산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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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면 장촌마을] 산신제
  • 홍성신문
  • 승인 2019.09.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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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청년 마을조사단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성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장촌마을은 예로부터 마을의 지형이 높아 천수답이 많았다. 그래서 가뭄이 들면 농사를 짓는데 힘이 들어 어려움 없이 농사를 짓고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내왔다. 언제부터 산신제를 지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만몇 백 년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장촌마을 산신제는 매년 음력 1월 3일 밤 11시에 시작해 새벽 1~2시 정도에 끝난다. 제관은 생기복덕(生氣福德)을 모아서 일진이 맞는 남자 5~6명 정도를 제관으로 선출한다. 제관으로 선출된 사람은 초하루부터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찬물로 목욕재계를 한다. 문밖 출입도 삼가야 하며 싸움을 하거나 피를 봐서도 안 된다.

산신제를 지내기 전 가장 먼저 진행되는 산제당 청소.
산신제를 지내기 전 가장 먼저 진행되는 산제당 청소.

 

1934년생 전갑수 씨는 “돼지 피를 봤거나 하는 사람은 절대 제관을 할 수 없어. 부정을 타서. 또 쇠소리가 나면 운이 도망간다고 해서 3일 동안 산제에서 준비한 집에서 먹고 자고 했지”라고 말한다.

1946년생 전용현 씨는 “집주에서 혹 누군가 킬킬거리며 웃기라도 하면 밖에 나가 절을 10번 해야 했다. 그때는 꼭 찬물로 목욕을 하고 제사를 지냈지만 지금이야 자기 집에서 목욕을 하고 제사를 지낸다. 소지만 해도 500장이 넘으니 산신제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산신제 절차는 그믐날 산제당 내부와 용왕제를 지내는 샘 주변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초하룻날 밤 11시에 용 그림이 그려진 용대기를 마을회관에 꼽는다.

초하룻날 밤 11시에 용대기를 꼽는다.
초하룻날 밤 11시에 용대기를 꼽는다.

 

장촌마을 용대기는 몇 백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다가 너무 낡고 오래되어 1974년에 다시 제작했다. 불미스러운 부정을 막으며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기 위해 황토 흙을 마을회관 입구에 놓는다.

1974년에 다시 제작된 용대기.
1974년에 다시 제작된 용대기.

 

산신제를 지내러 산에 올라갈 때는 축문 및 산제 봉성기를 작성해 밤 11시 경 올라간다. 이때 지게에 제물을 지고 오른다. 먼저 산제당 아래 샘에서 용왕제를 지낸다. 용왕제는 짚을 열십자로 포개 놓고 포를 한 개 올려놓는다. 쌀 1되 3홉을 종지그릇에 밭쳐놓고 촛불을 켠다. 동서남북을 향해 한번씩 4배를 하며 축을 읽는다.

축이 끝나면 대동소지를 올린다. 용왕제가 끝나면 산제당으로 가서 산신제를 올린다. 산신제는 제물을 진설한 다음 재배를 하고 축과 음복은 하지 않으며, 마을 주민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지를 올린다. 예전에는 산신제 소지를 올리기 위해 초하루부터 초이튿날까지 농악을 하며 집집마다 돌면서 생년월일을 조사하고 다님과 동시에 산신제에 사용할 비용을 추렴했다. 각 집 형편에 따라 쌀을 받기도 하고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산제당 아래 샘에서 지내는 용왕제.
산제당 아래 샘에서 지내는 용왕제.

 

소지를 올릴 때는 한 사람이 ‘무슨 생 누구누구’하고 부르면 옆에서 같이 복창을 하고 소지를 올린다. 소지는 개인마다 모두 올리기 때문에 새벽 1시가 넘어 끝난다.

산신제는 제물을 진설한 다음 재배를 하고 축과 음복은 하지 않으며, 마을 주민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지를 올린다.
산신제는 제물을 진설한 다음 재배를 하고 축과 음복은 하지 않으며, 마을 주민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지를 올린다.

 

산제당은 원래 초가집의 형태였으나 2009년 무렵 다시 고쳤다. 벽은 벽돌로 쌓아 올렸고 지붕은 기와지붕이다. 내부 정면에는 옛날부터 전해지는 산신도와 최근에 구입한 산신도가 걸려있다. 산신도 앞으로는 넓은 송판으로 제단을 만들어 놓았다.

산신제에 사용하는 제물은 제주 집에서 장만한다. 제물을 장만할 때는 음력 초삼일 날 아침 일찍 제수를 준비한다. 제물 값을 깎아서도 안 되고 장보기를 마치면 다른 곳에 들르지 말고 곧바로 집으로 와야 한다. 제물은 용왕제와 산신제를 따로 준비한다. 산신제 결산은 정월 초사일에 주민들과 함께 결산보고를 한 뒤 점심식사를 같이 한다. 산신제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지만 어느 해인가에는 마을에 사고가 잦아 산신제를 2번 지낸 적이 있다고 한다.

장촌마을 산제당.
장촌마을 산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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