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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민족 달라도 조상 위하는 마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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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민족 달라도 조상 위하는 마음 같아”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19.09.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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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댁 제네비브의 추석쇠기
필리핀댁 제네비브씨(홍성군이주민센터에서)
필리핀댁 제네비브씨(홍성군이주민센터에서)

 

필리핀에서 홍성으로 시집와 13년째 맞는 제네비브(36세)씨는 추석 전날 경기도 양평 형님댁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추석날 돌아온다. 시집온 처음에는 집안 어른들과 함께 송편을 만들었지만 어르신들도 안 계시고 지금은 시장에서 사다 쓴다.

제네비브씨는 “나라와 민족이 달라도 조상을 위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필리핀에는 추석이 없다. 그러나 양력 1월 1일과 11월 1~2일 위령의 날(All Souls Day)에는 조상의 묘지를 찾아 기도드린다는 것이다. 특히 위령의 날에는 대부분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는 납골당에 가서 천막을 치고 온 가족이 밤을 새우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일종의 축제를 벌인다고.

제네비브씨는 2녀1남과 남편 다섯식구에 양평 큰 집도 식구가 많지 않아 명절을 어려움 없이 즐겁게 보낸다. 그러나 한국 제사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많다고 그는 전한다. 맏며느리의 경우 명절 전후 3일 동안 언어가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음식 차리기, 설거지 등이 몰려 남몰래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제네비브씨는 홍성에 시집온 필리핀 50가정 주부 모임 대표다.

제네비브씨는 필리핀 민다나우 나바우에서 태어나고 자라 과학기술대학(Acts College Of Technology)을 졸업하고 2007년에 홍성으로 시집왔다.

홍성읍 월산리에 살며 초등학교 2학년인 쌍둥이 딸과 일곱 살 아들을 낳아 기른다. 딸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영어, 수학 학원으로,피아노 학원으로, 아동센터로 모닝 승용차로 실어 나르며 아들은 유치원 끝나면 태권도장으로 이동시키는 일을 매일 하고 있다.

추석명절은 이같은 격무에서 벗어나 택시 운전하는 남편 차를 타고 여행가며 멀리 떨어진 가족들을 만나 너무 즐겁단다.

홍성군청에 등록된 결혼이주여성은 2017년 말 현재 644가구다. 이중 홍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관리하는 가정은 547가정. 국적별로 보면 베트남이 232가정으로 가장 많고 중국 182, 필리핀 60, 일본 30, 캄보디아 22, 중앙아시아와 태국이 각각 6, 기타 9가정이다.

이주노동자 지원업무를 주로 하는 홍성군이주민센터에 등록된 가정, 또는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통계에서 빠진 가정 등을 합하면 1000 여 가정이 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남편과 자녀를 포함하면 세배가 넘는다. 10만명 홍성 인구에서 차지하는비중이 적지 않다.

홍성이주민센터가 지난달 31일 홍성읍 하상주차장에서 개최한 제7회 아시아 뮤직페스티벌에 1000 여명이 모여 노래와 춤과 음식으로 무더위를 날려보냈다.

홍성군 다문화가족센터에서 10월 3일 군청 뒤 여하정에서 개최하는 제8회 개천절 다문화축제는 3000명 안팎이 모이는 예년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음악부스, 모국춤, 세계 놀이문화 체험 등이 계획돼 있다. 홍성 세계화가 해마다 더해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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