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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당한 대우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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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당한 대우 받고 싶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9.08.06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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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준법투쟁 중…일방적 급지조정 금지 등 요구
이광우 지회장은 택배기사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아 ‘택배기사는 힘들고 불쌍하다’는 이미지를 벗길 원했다.
이광우 지회장은 택배기사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아 ‘택배기사는 힘들고 불쌍하다’는 이미지를 벗길 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홍성예산지회는 홍성 3개 대리점, 예산 1개 대리점의 택배기사들이 속해 있다.

이들은 대리점 수수료 인하, 일방적 급지조정 금지, 산재보험 가입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4일부터 준법투쟁을 해오고 있다. 이들의 준법투쟁은 반품회수거부, 편의점 택배회수거부 등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금까지 대신 떠맡아 온 본사가 할 일을 거부하는 것이다.

예산 물류창고에서 만난 이광우 홍성예산지회장은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로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 지회장은 “수수료 3%낮춰봐야 우리에게 떨어지는 것은 한달에 15만원 남짓이다. 노조활동을 하면서 쓴돈이 더 많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성예산지회가 설립된 것은 올해 4월 21일. 이 지회장에 따르면 노조가 설립되기 전에는 대리점주들에 의한 언어폭력등이 빈번했다고 한다.

“택배기사는 아니지만 어느 대리점에서는 경리로 12년간 일했는데도 퇴직금을 못받은 직원이 있다. 야근수당도 없었고 늦을 경우 본인이 택시비를 부담하기도 했다”면서 대리점 소장의 횡포에 대해 성토했다.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임에도 택배회사의 지침대로 일하고 업무 매뉴얼을 따른다는 설명이다. 택배노조가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은 자영업자이다. 그래서 본사보다는 직접 고용관계인 대리점 소장들의 자격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예전처럼 운영되면 대리점에서 일정부분 떼어가는 것은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대리점 도움 없이 택배기사들이 전부 처리 가능하다.

대리점에서 경리직원도 쓰지 않는다. 대리점 소장들은 앉아서 일하지도 않고 불노소득을 챙기는 셈이다”며 대리점의 역할이 줄었으니 수수료도 현실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타협의 실마리가 없던 것은 아니다. 이 지회장은 “13%인 대리점 수수료를 8%까지 인하 요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10%선에서 타협하려고 했다.

홍성의 2곳은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나머지 한군데가 남은 상황에서 교섭이 틀어졌다”면서 “수차례 교섭 끝에 거의 합의에 도달했는데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을 보면 지점장과 모종의 뒷거래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지회장이 원하는 것은 평화적인 해결이다. 전면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대체인력이 투입되고 그들이 택배에 손을 댈 경우 노조원과의 충돌은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섭이 잘풀리지 않을 경우 파업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회장은 “그래도 우리는 편하게 노조활동을 하는 것이다. 중앙집행부가 닦아 놓은 길을 편하게 따라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다”면서 “우리가 도움 받은 것처럼 후배 택배기사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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