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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터 권미림의 커피 인물사<56>마크 트웨인 - 하와이에서 보내온 커피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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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터 권미림의 커피 인물사<56>마크 트웨인 - 하와이에서 보내온 커피 통신
  • 홍성신문
  • 승인 2019.07.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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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 미 림
    커피비평가협회 충남본부장

길은 뜻을 따라 생겨난다. 뜻을 세우지 않고 만들어지는 길은 없다. 무언가를 해내려는 열정과 그 열정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뿐이다. 어쩌면 세상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길들을 통해 유지되는지도 모른다. 상황이 어떠하든, 자신의 길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시대를 만들고 사회를 만들며 또한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에겐 삶이 곧 뜻이자 길이었다. 무엇보다 <마크 트웨인>이라는 이름이 그랬다. <뱃길에 필요한 두 길 깊이의 강>을 뜻하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그 스스로 선택한 필명이자 애칭이었다. 그것은 삶이 허락하는 한, 세상의 더 넓은 곳을 탐험하리라는 스스로의 다짐과도 같았다. 운송 수단이 귀하던 시절이었다. 말과 배, 열차가 전부이던 시절, 그는 증기선을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배를 타고 미시시피강을 건너며 청년 시절을 보냈다. 고향, 미주리에서의 추억과 미시시피강에서의 경험은 항해를 꿈꾸게 하는 기폭제가 되어 그의 삶을 움직였다. <밧줄을 풀고 항해를 시작하라. 당신의 돛에 무역풍을 담으라. 탐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지금으로부터 20년 뒤, 당신이 한 일보다는 하지 않은 일 때문에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일상을 떠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길 촉구하는 여행 문구로 쓰이며 인구에 회자됐다.

소설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일약 미국의 대표 작가가 된 그는, 언제든 밧줄을 풀고 떠날 준비를 하는 순례자이자 몽상가였다. <유쾌하게 살아야 인생이 적막하지 않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삶엔 늘 여행이 유희처럼 함께 했다. 청년 시절, 신문사 일을 하며 미국의 여러 도시를 순회했던 그는 성지 순례에 나선 증기 유람선의 시승기를 쓰며 유럽과 팔레스타인을 탐험했다. 그의 삶에 최고의 여행은, 아내 올리비아 랭돈과 함께 한 40여 년의 삶이었다.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장난기 가득한 견습 기자였던 그는 올리비아를 만나며 변화되기 시작했다. 장난기를 진지함으로, 방랑벽을 여행으로 바꾼 그는 삶에 품격을 더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 아이들의 성장 소설이 된 <톰 소여의 모험>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결혼 이후의 진지함으로 풀어 쓴 끈질긴 고뇌의 산물이었다.

<하와이 코나 커피는 세상 그 어떤 커피보다 향기롭다.> 평생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에겐 무엇이든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는 게 중요했다. 아프리카의 섬 모리셔스를 천국의 모태라 여겼듯, 하와이 코나 커피 또한 그에겐 세상 그 어떤 커피보다 맛있는 최고의 커피였다. 하와이 코나에서 재배되는 코나 커피는 무역풍과 구름, 화산지대라는 천혜의 조건과 맞물리며 단맛과 신맛을 두루 갖춘 최고의 커피로 여겨져 왔다. 커피의 원종, 티피카라는 점 또한 코나 커피에 품격을 더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코나 커피를 최고의 커피로 여긴 건, 원주민들과 함께 한 4개월 여 간의 삶 때문이었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도시 곳곳을 탐험한 허클베리 핀처럼, 원주민과 함께 파도를 타고 나무를 심으며 하와이 곳곳을 탐험한 그의 삶이, 코나 커피에 방점을 찍게 된 원천이 된 것이다.

<지워지지 않을 최고의 서명은 인간의 지문이다. 손가락 끝의 지문은 벗어날 수 없는 지배력으로 우리들 생에 강권을 휘두른다.> 그가 소설 <소렐-사람 손 이야기>에서 언급했듯, 지문과도 같은 우리들의 삶은 오늘도 각자의 무늬를 형성하며 강권과도 같은 또 하루의 생을 쌓아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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