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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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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9.06.2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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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살리는 홍성 지역화폐(3)

진정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 지역화폐는 돈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역화폐는 국가의 공식화폐와 달리 한정된 지역에서 통용되는 돈이다. 지역 내에 돈을 순환시킴으로써 지역경제의 안정화와 활성화를 동시에 꾀한다. 또한 지역공동체를 되살리고 커뮤니케이션 회복을 통해 상호신뢰 구축과 상호부조를 이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지역경제 살리는 홍성 지역화폐’ 기획취재를 통해 홍성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살펴보고, 홍성 지역경제 선순환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홍성 지역화폐 ‘잎’을 아시나요?
(2)시흥시 전국 최초 모바일 지역화폐 도입
(3)마포구 지역화폐로 지역공동체 구축
(4)노원구 지역화폐와 자원봉사의 결합
(5)브리스톨, 지역화폐로 낙후된 지역 되살리다
(6)지역화폐로 새로운 미래 꿈꾸다
(7)홍성 지역화폐 활성화 제안

▲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가 2015년 12월 12일 창립했다. 지역화폐 ‘모아’를 만들었다. 사진제공=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경제 활성화·공동체 강화

지역화폐는 전 세계 4000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정 지역과 공동체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는 초기 공동체의 상호부조를 주요 목적으로 참여 회원 간 신용을 담보로 하는 지역화폐를 민간의 영역에서 주로 도입해 정착해 왔다. 최근에는 지역 내 순환 경제 효과에 주목해 여러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화폐의 존재 이유로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과 지역 공동체 강화를 손꼽는다.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역화폐는 무엇보다 지역의 부가 지역 외로 빠져나가는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지역화폐가 사용되면서 소비를 확대시키고 매출이 증가되면서 결과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지역화폐는 공동체 내 ‘수평적 상호부조’를 중시한다. 공동체 내의 신뢰를 기반으로 지역화폐를 교환하는 것이다. 공동체형 화폐는 상호부조를 위한 교환의 매개일 뿐 법정화폐의 가치로 환산되지 않는다. 재화나 서비스의 교환을 넘어 공동체 강화 및 확대를 중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전의 ‘한밭레츠’이다. 다만 신용을 기반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공동체 범위를 넘어서 거래영역이 확산되고 어렵다. 회원수가 적을 경우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출범

서울 마포구의 지역화폐 ‘모아’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강화를 함께 추구한다. ‘모아’는 서울 마포구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돈이다.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가 발행한 지역화폐이다. 마포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던 단체와 개인들이 2015년 12월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를 창립했다. 단체와 개인들은 지역에서 홈플러스 입점 반대 운동을 하며 공동체 운동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다.

주민들은 지속가능한 경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경제는 바꿀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이니 대안적인 삶에 대한 여러 고민이 모아졌다. 돈과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경제를 넘어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 능동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경제관계를 맺으며, 자립과 연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를 만들게 된 것이다.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윤성일 상임대표는 “개인과 단체의 신뢰관계에 기반한 다양한 인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일상적인 연대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주체가 함께 하며 마포지역의 새로운 경제관계망을 구축하기 위해 지역화폐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생협과 협동조합, 시민운동 단체, 민중운동 단체, 상인회, 정당, 노동조합, 문화예술인 단체 등 마포라는 지역의 공간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동체들이 경제를 재구성하면서 서로를 돌보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지역화폐가 사용되는 공동체가게

공동체가게 3곳→196곳 증가

마포에서는 지역화폐가 사용되는 곳을 공동체가게라 부른다. 지역화폐를 시작할 당시 공동체가게는 3곳이었다. 현재는 196곳으로 늘어났다. 윤성일 대표는 “생활은 곧 ‘소비’ 라 할 만큼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경제활동이 좋은소비로 환원되고, 이 속에서 서로 관계도 맺고 의미있는 생활을 하기 위해 지역화폐를 도입했다. ‘모아’를 통해 좋은 소비를 가능하게 하고, 가게의 매출도 올리고, 돈이 지역에 머물게 되면서 지역화폐 운동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아’는 지자체 지원 없이 운영되고 있다. 공동체가게에서 지역화폐를 환전할 경우 일정 금액을 운영 수수료로 낸다. 이렇게 모아진 돈이 운영비로 쓰여진다. 아직은 운영비로 상근 실무자를 채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지역화폐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지자체 지원에 의존할 마음이 없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과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의 목표이다.

‘모아’는 앞으로 모바일 화폐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돼 현재 모바일 화폐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윤 대표는 “종이로 만드는 지역화폐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 시흥시에서 사용하는 ‘시루’처럼 모바일 화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마포 지역화폐 ‘모아’.

공동체은행 설립 추진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에서는 지역화폐를 넘어 공동체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빚이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건네고자 한다. 수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은행이 아닌 지역 공동체를 위한 은행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모은 돈으로,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구성원을 위해 돈이 쓰이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윤 대표는 “공동체은행은 지역 주민들이 수요자이자 공급자”라며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순환시켜 지역 주민 한 명 한 명 살림살이를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이 공동체은행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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