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9:19 (수)
[기고] 말모이를 실현하는 충남교육청
상태바
[기고] 말모이를 실현하는 충남교육청
  • 홍성신문
  • 승인 2019.06.20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민정 (홍성고등학교)

충남교육청에서는 메이커교육을 대신할 수 있는 우리말 표현을 6월말까지 공모한다고 밝혔다.

메이커란 단어가 의미 전달이 모호한 외국어 표현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메이커 교육을 순 우리말로 대체하겠다는 충남교육청의 철학이 담겨있는 행정이다.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을 바로 잡고 교육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충남교육청의 올바른 교육정책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일제 식민지시대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대항하여 우리 한글을 지켰던 말모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라며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조선어학회 영화에서는 한글을 모르는 김판수의 재치로 감옥에서 사귄 친구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국 사투리를 조사한다.

웃지 못할 일부 우리말 사전 제작과정이지만 그만큼 다급했었고 일제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낫다고 생각한 조선어학회는 잡지에 우리말을 응모한다.

온 국민이 한통 한통 우편으로 보내온 우리말은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우리의 말과 글이었다. 그렇게 46년 만에 우리말 대사전이 편찬되었다.


일제시대를 겪었던 우리 부모님은 90이 가까운 연세에도 일본어를 아직까지 기억하신다. 어렸을때 일본어를 강제로 배웠고 이름까지 일본어로 불리우는 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만일 일제강점기에 우리 국민이 일본어를 수용했더라면 우리는 현재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을것이다.

우리 민족은 갖은 탄압과 고문도 이겨내고 목숨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말을 지켜낸 것이다.

교육을 관장하는 교육부에서 메이커라는 말을 서슴없이 전국적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신조어라는 영어가 교육현장까지 침투해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의도인지 알수 없는 경우가 많다.

민족의 생명이라 일컫는 우리말과 글을 앞장서서 지키고 사용하여야 하는 교육부에게 묻고 싶다. 우리말을 사용하면 의미전달이 어려운지? 영어를 사용하면 행정력이 더 강화되는지?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우리말을 더 발굴하고 지켜나가는데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적어도 시도 교육청에서 우리말을 공모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말을 사랑하는 충남교육청에서 메이커 대신 어떤 우리말로 대체할지 기대된다.

앞으로도 충남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계획에는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이 꽃피우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