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8:47 (금)
<기획취재> 지역경제 살리는 홍성 지역화폐
상태바
<기획취재> 지역경제 살리는 홍성 지역화폐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9.06.11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홍성 지역화폐 ‘잎’을 아시나요?

진정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 지역화폐는 돈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역화폐는 국가의 공식화폐와 달리 한정된 지역에서 통용되는 돈이다. 지역 내에 돈을 순환시킴으로써 지역경제의 안정화와 활성화를 동시에 꾀한다. 또한 지역공동체를 되살리고 커뮤니케이션 회복을 통해 상호신뢰 구축과 상호부조를 이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지역경제 살리는 홍성 지역화폐’ 기획취재를 통해 홍성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살펴보고, 홍성 지역경제 선순환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홍성 지역화폐 ‘잎’을 아시나요?
(2)시흥시 전국 최초 모바일 지역화폐 도입
(3)마포구 지역화폐로 지역공동체 구축
(4)노원구 지역화폐와 자원봉사의 결합
(5)브리스톨, 지역화폐로 낙후된 지역 되살리다
(6)지역화폐로 새로운 미래 꿈꾸다
(7)홍성 지역화폐 활성화 제안

 

▲ 2017년 6월 27일 홍동밝맑도서관에서 홍성지역화폐 ‘잎’ 거래소 창립 모임이 열렸다. 사진제공=이동근


전국은 지금 지역화폐 열풍

지역화폐가 주목받고 있다. 성남시 등 일부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역화폐 제도를 채택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많은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지역화폐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역화폐란 지역사회 구성원들 간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안화폐다. 인적·물적 자원의 지역 내 교환을 활성화한다. 돈의 지역 내 유출을 막는다는 것이 제일 큰 효과라 손꼽힌다.

행정안전부의 ‘전국 지자체 최근 3년간 지역화폐 발행 현황’을 보면 2017년 3063억원,2018년 3712억원 이었던 전국 지자체의 지역화폐 총 발행 액수는 올해 1조8256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자치단체들은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발행을 늘리고 있다. 외부 유출 없이 해당 지역 골목상권이나 재래시장 등에서 집중 유통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지역화폐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국내 지역화폐의 효시라 불리는 대전 한밭레츠는 주민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서울 마포구 시민단체와 지역 상인들은 연대를 통해 지역화폐 ‘모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는 지역화폐와 자원봉사를 결합했고, 경기도 시흥시는 전국 최초로 모바일 전자화폐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 홍성 지역화폐 ‘잎’. 1000잎, 5000잎,1만잎 3종류의 지폐로 만들어졌다.

홍동농협 마트 지역화폐 사용

홍동면에 사는 이동근 씨는 홍동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되도록 지역화폐를 사용한다. 홍동농협에서는 올해 4월 10일부터 농협 하나로마트와 경제사업장에서 지역화폐 ‘잎’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신임 주정산 조합장의 의지이다. 주정산 조합장은 “지역 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동면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역화폐 ‘잎’의 역사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민들은 레츠(LETS :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 방식의 지역화폐 도입을 논의했다. 2006년 홍동면 주민 30여명이 지역화폐를 시작했다. 2011년 지역화폐 모임이 결성되고 지역화폐 ‘톨’이 선보여졌다.

2012년부터는 동네마실방 ‘뜰’을 중심으로 지역화폐가 유통됐다. 지역화폐 ‘잎’이 만들어졌고, 지역화폐거래소가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은 150여명이다. 가맹점은 45곳이다. 홍동면을 중심으로 지역화폐가 유통되고 있다. 문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비해 행정의 뒷받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동근 씨는 “여러 단체나 자치단체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운영 주체 부재, 주민 인식의 부족, 민․관 협력체계 미흡 등 여러 이유로 그 경험을 축적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그때 그때의 실험에 그치고 있다”며 “지역화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화폐 성공 관건은 공감대 형성

전문가들은 지역화폐 성공의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공감대 형성을 손꼽는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경기도 시흥시의 지역화폐 ‘시루’는 지난달 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월평균 13억원 씩 지역화폐가 지역 상권에 풀린 셈이다. 모바일 ‘시루’도 발행 한 달 만에 22억원을 넘어섰다.

이재환 시흥시 지역화폐팀 주무관은 “다른 지역은 민이나 관이 주도했다면 시흥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상인회와 소비자단체, 공무원 등 민·관이 함께 공부하며 지역화폐를 준비했다”며 “지역화폐의 명칭, 디자인을 주민들에게 공모했고, 타 지역 사례는 물론 공감대 확산을 위해 끊임없이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2019 기본소득 국제콘퍼런스에서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발표자로 나서는 김병조 울산과학대 교수는 “지자체 주도 상품권형 지역화폐는 비정부·비영리기구나 사회적경제 영역 못지않게 지역의 당사자, 이해관계자, 노동자 등이 자발성과 자치의식으로 참여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