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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장애일 뿐…우리는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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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장애일 뿐…우리는 차이가 없다”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9.05.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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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 한팀 이루는 휠체어농구
▲ 홍성군 휠체어농구 선수단. 오는 13~15일 태안에서 열리는 충남장애인체육대회에 홍성군 대표로 출전한다.

매주 화요일 저녁 2시간 동안 구슬땀…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 필요

지난달 28일 오후 9시. 홍성읍 소향리에 위치한 장애인체육관에는 휠체어농구팀 선수들이 드리볼 연습에 한창이다. 10여분 만에 이마에 땀방울이 가득하다. 힘들고 지칠만 한데 선수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만 봐서는 누가 장애인인지, 누가 비장애인지 알 수 없다. 모두가 똑같은 휠체어농구선수들이다.

휠체어농구팀은 작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장애인 3명과 비장애인 2명이 한 팀을 이룬다. 선수들은 오는 13~15일 태안에서 열리는 충남장애인체육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지환(54) 선수는 장애인체육 분야에서 이름난 펜싱 선수다. 올해 장애인체전 대회를 앞두고 농구 선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낯설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한다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장애인들끼리 하면 패스나 빠른 드리볼 등을 보기 어려웠는데 비장애인들과 함께 농구를 하다 보니 기술도 많이 배우고 경기에 박진감이 있습니다.”

동물병원 원장인 강상규(44) 선수는 “비장애인 선수들도 있어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장애인농구를 시작하게 됐는데 하면 할수록 휠체어농구에 빠져들고 있다”며 “휠체어에 앉는 순간 장애와 비장애 차이는 없어진다. 더 많은 사람들이 휠체어농구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형(42) 선수는 투병 끝에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 당시 열여덟살 이었다. 이후 집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TV와 컴퓨터가 유일한 친구였다. 올해 초 우연한 기회에 자동차정비업소를 찾았다고 휠체어농구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휠체어를 타 본 적이 없었지만 함께 농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려서 몸이 많이 아프다 보니 사람들 만나기를 꺼려했는데 농구를 시작한 이후 자신감도 생기고 사람들 만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세상과 문을 닫고 살아오다가 농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구를 하는 날이 기다려 집니다.”

▲ 선수들이 팀을 나눠 경기를 하고 있다. 경기는 7분 4쿼트로 진행된다.

휠체어농구팀은 이병욱 감독과 신주용 코치의 지도 아래 장애인 3명과 비장애인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장애인체육관에서 훈련을 한다. 20대부터 50대까지 함께 어울려 운동을 한다.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언제든지 참여 가능하다.

한의원 원장인 유희승(40) 선수는 “장애가 있을 뿐 운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장애인과 장애인 누구나 같다”라며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욱 감독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농구 전용 휠체어가 필요한데 현재 5대 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군장애인체육회 박종도 사무국장은 “아직도 장애인체육에 대한 인식은 대중적이지 못하다. 휠체어농구 뿐 아니라 좌식배구, 탁구, 배트민턴 등 장애인들을 위한 여러 종목이 있다.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들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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