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승의 날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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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승의 날의 자화상
  • 홍성신문
  • 승인 2019.05.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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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법 이후 유치원 선생님은 일체의 선물을 받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꼭 지켜주셔서 다시 돌려보내드리는 번거로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 바랍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학부모님의 학교 방문과 일체의 선물과 접대를 정중히 사양하고, 가슴으로 학생들의 따뜻한 사은의 정에 감사하고자 합니다.”

위 글은 인터넷에 떠있는 어느 유치원과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아마도 이런 내용의 편지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많은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낼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로 56주년을 맞이하는 스승의 날,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으로 보기 민망한 모습들이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옛말을 차치하더라도, 선생님들을 슬프게 만드는 스승의 날 모습은 우리 사회 전체의 부끄러운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스승의 날 모습을 어느 한쪽으로만 매도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며, 우리 사회와 교육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한번쯤 반성의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모든 힘을 쏟아 부으며 인생의 스승이 되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던가. 혹시나 상급학교 진학에 필요한 단편적인 지식 전달자의 역할에만 충실하며 직업인으로서 만족하지 않았던가. “학생은 있으되 제자는 없고 선생은 있으되 스승은 없다”라는 말을 아프게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학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이 진정한 인간이 되도록 주변을 배려하며 나눔과 소통과 어울려 살아가는 가정교육을 얼마나 시켰던가. 내 자녀만을 최고로 생각하며 이기적이고 과보호로 일관해오지는 않았던가.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의 첫 번째 교사이다. 부모의 행동과 정신은 어린 자녀에 의하여 그대로 모방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운 것에 의해 자녀의 품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집 밖에서 자녀들의 행동거지를 보면 그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는 말을 새겨두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사회는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소신껏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제대로 해주었던가를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고비고비 위기를 겪으면서도 올바르게 나아가고 바로 설 수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교육의 힘이다. 이것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묵묵하게 교단을 지켜온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학교현장에서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고민하며 열성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고 믿는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믿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노력한다고 믿는다. 대다수 학부모들도 학교와 선생님들을 신뢰하고 스승 존경의 마음을 자녀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믿는다.

선생님들이 힘을 잃으면 우리 사회의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선생님들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정신적인 버팀목인 것이다.

올해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심과 교권 회복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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