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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7>대서양의 거친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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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7>대서양의 거친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 홍성신문
  • 승인 2019.05.0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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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현 수 홍성읍 남장리

한 남자가 백파이프를 연주하고 있는 통로를 지나 대성당 앞 광장으로 들어가니 배낭을 던져놓고 바닥에 눕거나 앉아있는 사람, 사진 찍는 사람 등 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있었다. 십년 전에 왔을 땐 이끼와 오랜 세월 싸인 먼지로 거무스름하고 거대한 건물이 우중충하다 못해 괴기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는데 몇 년 전부터 그 오랜 때를 벗겨내는 공사를 하고 있어 사진찍기에 좀 아쉽기는 하지만 공사가 끝난 부분은 훨씬 산뜻한 돌 색깔로 바뀌어 있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그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 같아서는 광장에 앉아 맥주 한잔 하면서 여유를 즐겨보고 싶었지만 숙소를 정하지 않았기에 딸이 생각해 두었던 좋은 숙소를 찾아 갔는데 모두 나갔다며 미안하다고 하자 몸이 지치고 낙심한 딸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어찌할까 생각하다가 우리가 들어오는 길에 알베르게를 많이 보았길래 가다가 한곳을 들어가니 그 곳 역시 이미 자리가 없어서 나오려는데 주인이 자기 친구가 하는 곳을 알아 봐주겠다고 했다.


딸아이가 사무실에 올라가 있는 동안 계단을 올라 가는데 며칠 전 길에서 만났던 축지법을 쓰는 사나이가 갑자기 방에서 나오더니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는 오늘 오전에 도착하여 들어왔는데 자기가 마지막 손님이었다고 해서 숙박료는 얼마 냈는지 물었더니 18유로를 냈다고 했다. 대성당에 가까울 수록 숙박료가 비싸다더니 역시 그랬다.

그 곳 주인이 소개해준 숙소는 대성당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고 13유로인데 그가 2유로씩 받고 연결해 준 것이었다. 성당하고 좀 떨어져 있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 대형마트가 있고 그 옆에 정육점과 과일 가게도 있고 숙소에 주방 시설이 되어 있어서 오히려 먼저 들어갔던 곳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요세피나님 부부가 우리보다 먼저 도착하셔서 순례자사무실에서 도보순례증명서를 발급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딸아이 보고 숙소 괜찮으면 예약을 부탁해서 해드렸는데 바로 옆 침대로 들어오셨다. 샤워 후 딸아이가 세탁한 빨래를 정원에 있는 빨랫줄에 널고 잠시 쉬다가 마트에서 스파게티 재료 사다가 저녁 해먹고 7시쯤 미사에 갈까 하다가 내일 12시 미사에 가기로 하고 요세피나님 부부 식사하는 데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일 아침 일찍 순례자사무실 열기 전에 줄 서서 기다리다 증서 받고 돌아와서 아침 먹고 성당 앞 광장에 나가 구경하고 느긋하게 앉아 있다가 미사 드리고 주변에 보고 가야 할 것들 보면서 지내다가 하룻밤 더 자고 1일 투어로 대서양의 거친 바다를 볼 수 있는 땅끝마을 묵시아와 피스테라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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