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09:07 (목)
<분석>전문가들 왜 장곡을 찾나(2)
상태바
<분석>전문가들 왜 장곡을 찾나(2)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19.05.01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새로운 농업·농촌정책 찾는 중
▲ 장곡 오누이마을 다목적회관

장곡과 홍동면의 유기농업, 지역공동체 활동이 농촌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4명의 외부인이 거의 상주하면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고려대 박사논문, 안동대 교수 2명이다. 외부 연구자들과 정민철 젊은협업농장 이사 등이 밝히는 장곡현상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장곡면 오누이권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각종 공동체 사업들은 홍동 지역공동체 활동들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확장판 성격을 갖고 있다. 두 지역은 홍동저수지 상류와 하류를 공유하는 수계공동체(水界共同體)가 행정구역 보다 얼마나 큰 위력으로 주민 삶의 행태를 규정짓는가 보여주는 사례다.

저수지 상류는 장곡면 지정리, 도산리, 신동리다. 장곡 땅에 가둬진 물은 홍동면 화신리에서 팔괘리까지 홍동천 양쪽에 형성된 들판을 비옥하게 만들며 21개 마을 2000 여 홍동면 주민들의 젖줄이다.

장곡면 가송리, 죽전리쪽은 광천 생활권이며 천태리, 산성리, 옥계리 쪽은 청양 생활권이지만 오누이권역은 홍동생활권이다. 홍동의 각종 공동체 사업들은 같은 친수문화 영향으로 장곡 오누이권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장곡 젊은협업농장, 행복농장, 홍동 환경농업마을, 의료생협 등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은 장곡과 홍동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나 장곡은 홍동과 똑같지 않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홍동의 각종 지역공동체 사업들은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외부인들은 홍동 사례를 한국 전체 농촌에 일반화 시키기는 어렵다고 판단해버린다. 그러나 장곡은 홍성군에서 가장 오지면으로 특별히 내세울 게 없으며 고령화가 심한 지역이다. 사람들은 “장곡에서도 하는데 우리도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농촌전통테마마을과 농촌종합개발사업이라는 채널을 이용해 마을만들기에 나서 무너져가는 마을공동체를 살려보려고 애썼다. 관광농업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떡메치기 한번 하고 간다고 농촌 소득은 올라가지 않고 농촌엔 새로운 컨텐츠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17년 농촌에 40대 이하 청년이 1.3% 뿐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본 정부와 지자체가 심각해졌다. 지방소멸 이전에 농촌소멸부터 벌어질 것이 뻔하게 됐다. 그런 가운데 장곡에서 농촌청년을 기르며 장애인을 농부로 만들고 있다.정책 수립자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정민철 이사는 “장곡이 주목 받는 이유는 우리나라 농업 농촌이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13년 오누이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여느 지역과 달랐다. 주민들이 직접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회관 건축설계를 공개모집했다. 외부 용역기관이 중앙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획을 세워 현실에 부적합한 보통 경우와 달랐다.

오누이다목적회관은 강당 및 도서관, 공동 식당 등 다양한 문화공간들을 만들어 개방적이고 사용에 편리하며 아름답고 현대적이어서 특히 사랑받는 시설이다. 방문자 숙소로 사용하는 전통기와 예절교육관, 젊은협업농장, 행복농장, 홍성유기농, 면사무소, 초등학교 등이 모두 인근에 있다.

오누이권역은 토지를 내 준 임응철 이장을 비롯해 주민들의 마음과 자세가 열려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설을 공유하고 생각을 열어놓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서로 찾아와 프로그램을 돌리며 새로운걸 만든다는 것이다.

정민철 이사는 “장곡에서 힌트를 얻은 과제들이 정책이 된 것은 아직 별로 없지만 담당자들의 노력은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책으로 획일화되면 다양한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응하는데 한계가 있는 문제점도 있다. 청년귀농장기교육사업의 경우 장곡을 모델로 만든 정부 정책인데 실제 장곡에서 적응하기는 맞지 않더라는 것이다.

홍동 사례는 홍동에서, 장곡 사례는 장곡에서 가장 맞는다. 어느 지역도 자기에 맞는 계획 실천이 중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