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78%가 빨간날 장 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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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78%가 빨간날 장 보러간다"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9.03.0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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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항빨간장터 개장 2000만원 판매, 어린이놀이 시설 병행
 

구항면 장양리 모 할머니는 지난해 가을 김장배추를 팔지 못하고 밭에 묻었다. 지난 주 빨간장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흙속에 묻힌 배추를 꺼내 갖고 나가 포기당 5백 원도 감사하게 받았다.

내포 지역 아파트에서 빨간장터를 찾은 젊은 주부들에게 이 배추는 “싱싱하고 싸다”며 불티나게 팔렸다. 남당리에서 생굴 파는 노인은 굴을 까놓고 안 팔려 고심하다가 빨간장터가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펼쳐 놓았더니 금새 팔렸다는 것이다.

홍성읍에서 갈산쪽 국도를 타고 가다 구항면 표지판 오른쪽 아래에 자리잡은 면사무소 앞 광장이 ‘빨간장터’다. 일요일과 각종 공휴일, 달력에 빤간 글씨로 표시한 날만 서는 시장이다. 4개 초가지붕 장옥을 중심으로 10여 동의 천막 안에 각종 채소와 양곡, 구항한우고기, 생필품들이 진열돼 있고 막걸리 주막, 부침개, 핫도그, 떡볶이 등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장터’다.

어른을 딸아온 어린이들은 풍선으로 만든 에어바운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드럼통 5개로 만들어 4륜 오토바이로 끄는 ‘깡통열차’를 타고 마을을 한바퀴 돌며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한다.

3월 1일 구항면민과 군정 책임자, 국회의원, 지역의원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출발했다. 3월 3일도 일요일 빨간날, 중간 2일까지 개장기념으로 3일간 연달아 열었다.

추진위원회에서는 3일간 2040만 원이 팔린 것으로 집계했다. 황금연휴에다 1일 홍성장날, 3일 갈산장날과 겹쳤는데도 많이 팔린 것이다. 소비자는 내포 아파트 주부들이 가장 많았고 구항면, 이웃 서산에서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카톡, 페이스 등 SNS를 통해 소문이 퍼진 것.

 

전병환 구항면빨간장터추진위원장은 장터의 목적과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역 소농들은 농산물 팔 데가 없고 소비자들은 비싸다고 해요. 소비자와 생산자 직접 매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여성들도 거의 직장에 나갑니다. 홍성의 모든 하나로마트 카드 매출에 대한 빅데이터가 나와 있습니다. 주말과 공휴일 즉 달력의 빨간날에 카드의 78%를 사용하고 평일 사용은 22% 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부들이 쉬는 날 장보러간다는 사실을 알았죠. 구항빨간장터는 1차 생산품이 주를 이루지만 소비자와 생산자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브로그와 페이스북 후기에는 좋은 평가도 많이 올라와요. 이런게 실제 마을만들기라고 생각합니다.”

깡통열차를 재능기부한 추진위 소정식 농촌체험학습장왕대골 대표는 “수영장을 운영하며 아기들 놀이공간에는 항상 어른들이 온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빨간장터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어린이 놀이 시설과 기구를 더 개발할 계획입니다”고 말했다.

한진곤 구항면장은 “주민 스스로 해내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하며 면에서는 기초생활거점사업의 일환으로 빨간장터를 지원하고 황선미작가 강좌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문화센터도 만들 계획” 이라고 했다. 빨간장터는 지난해 7월 구항면 핵심과제발굴을 위한 난상토론회에서 인식을 같이하며 시작했고 그후 추진위원들이 수차례 모여 숙의를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구항빨간장터는 홍성군수로부터 임시시장개설 허가를 받았으며 식중독, 어린이 사고 등 경우를 대비 각종 보험을 들었다. 주말과 공휴일에만 열리는 시장은 구항면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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