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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용포가 200년이나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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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용포가 200년이나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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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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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기> 갈산면 행산리 신기마을

홍성군 청년 마을조사단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성 지역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햇살 맑은 날, 김좌진 장군 생가지로 유명한 신기마을에 방문했어요. 신기(新基)마을은 우리말로 새터라고도부르는데, 가시덤불과 칡넝쿨밖에 없었던 곳을 새로 닦아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 인터뷰 중인 박대식 이장님

“덥지? 이거 먹으면서 해.”

불쑥 내민 아이스크림에서 농촌의 정이 느껴졌어요.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으며 이장님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마을 이름 유래, 지명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이장님 기억 속의 마을 풍경이 궁금해져서 여쭤봤습니다. 

이장님. 기억에 남는 마을 풍경 있으세요?인상 깊었던 일이나 행사 같은 거요.

“풍경? 인상에 남는 게, 두레라고 여름에 논맬 때 용포이렇게 갖고 대니믄서, 꽹과리 치고 풍장 치던 생각은 나네. 그 용포가 지금도 있긴 있는디... 많이 삭었어. 쥐가쏠아서.”

▲ 1892년에 만들어진 농기.

“용포요? 용포가 남아 있어요?”

용포가 지금도 있다고 하는 이장님. 반가운 마음에 냉큼 용포를 보여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용포, 용대기라고불리는 농기는 한마을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깃발로, 동제를 지내거나 두레 때 사용했다고 해요. 옛날에는 어느마을에나 다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현재까지 보존하고있는 곳은 드물거든요.

“이건데. 창고에다가 보관해서 몇 년 전에 쥐가 다 쏠았지뭐야. 용포함도 진짜오래된 거유. 용포만큼 오래됐지.” 함을 들고 나온 이장님이 푸른빛이 도는 용포를 꺼냈어요.

▲ 나무 소반 오른쪽에 있는 함이 용포함이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선명하고 힘찬 용의 자태에 감탄을 그칠 수가 없었습니다. 너나할것없이열심히 사진을 찍고, 용포를 고이 접어 넣어 둔 뒤 사무실로 돌아왔지요. 제작연도가 용대기에 쓰여있다는 이장님말씀이 생각나, 한자를 해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찾아도 몇 가지 한자는 나오지 않더군요! 이를 어떡하나 팀원들끼리 모여 광광 울다가 자문 위원 초롱초롱 프로도님께 여쭤봤습니다.


역시! 믿음직한 초롱초롱 프로도님!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다는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감이 안 왔던 용포가 약 200년 전에 만들어졌다니!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로 이장님께 전화를 걸었지요.

“그래유? 아이고. 용포가 200년이나 됐다고? 우리 집에 보관해 두어야겠네. 알려줘서 고마워유. 고마워.”

연신 고맙다고 하시는 이장님. 용포의 보존을 같이 고민해 보기로 했는데요. 신기마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귀한 용포, 어떻게 보존하면 좋을까요?
여러분도 좋은 아이디어 내 주시면 좋겠네요!

▲ 오랜 세월, 마을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수호당의 팽나무들이 반겨 준다.

※신기마을은, 홍성 시내에서 차로 20여 분을 달리면 나오는 김좌진 생가기념관이 있는 아기자기한 마을이에요. 오르기 좋은 야트막한 삼불산과 삼불암, 아름드리 팽나무 그늘이 드리운 마을 쉼터 수호당, 제각각 개성을 뽐내는 집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골목길 등 매력이 넘쳐난답니다. 차를 타고 와룡천 한가운데를 질러가는 퐁당퐁당 다리도 빠뜨릴 수 없는 즐길거리이니 꼭 지나가 보셔요!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남지현, 전윤지, 김미화)

<대상마을 모집>
마을조사 및 마을책자 제작에 함께 할 마을을 모집합니다.
△대상 : 마을만들기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마을
           마을자원 발굴 및 마을책자에 관심이 있는 마을
연락 : 홍성군 마을만들기 지원센터(041-635-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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