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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신문 30년 뒷이야기<2>/ 방위병 신분 숨기며 만평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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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신문 30년 뒷이야기<2>/ 방위병 신분 숨기며 만평 그려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8.12.19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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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5월 홍성군 구항면 모씨(37세)가 결혼 못한 것을 비관해 자기 집에서 농약을 먹고 숨진 사건이 홍성신문에 1단 기사로 게재됐다. “엄니 하늘나라엔 색시 있겠지유?”라는 제목으로 만평도 올라갔다. 이 만평 작가는 이준희 이름으로 돼 있었으나 사실은 고경일씨가 그렸다.

고경일씨는 미술대학 재학 중 홍성읍 부대에서 방위병으로 근무 중이었다. 그가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한 비판만평을 그리며 군인신분을 내세울 수 없어 신문사 다른 직원 이름을 사용했던 것이다. 고경일씨는 1993년 3월까지 3년동안 151편의 만평과 4단 만화 ‘한마디씨’를 그렸다. 뒤에 그 작품들을 모아 ‘엄니 하늘나라엔 색씨 있겠지유?’ 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했다.

고경일씨는 그후 일본 세이까 대학원으로 유학, 만화를 전공하고 돌아와 상명대학교 만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성의 모씨가 그 학교에 입학, 고경일교수 수업을 받았는데 첫 시간에 “나는 홍성신문이라는 지역신문을 통해 만화가로 데뷔했다”고 자신을 소개해 가슴이 찡했다고.

홍성신문은 창간 한달 후 새해 특집호에 당시 한겨레신문 박재동 화백의 초대만평으로 문을 연 후 몇해동안 특집호에 초돼됐다. 1989년 5월부터는 당시 복제미술연구소 대표 김환영 작가가 1년 동안 홍성만평을 연재했다. 1993년 4월부터 신명환 작가가 그리는 등 국내유명 작가들이 많이 참여했다. 박재동 화백은 “홍성신문을 거쳐간 작가들이 모두 전국적으로 큰 일을 한다”고 말한다. 고경일 작가는 한겨레신문 연재, 국내외 풍자만화전으로 유명하며 신명환 작가는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 캐릭터 대상을 받고, 김환영 작가는 병아리 ‘빼떼기’ 이야기책 출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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