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장래를 보려면 그 나라의 청소년을 보라’ 유명 독일철학가가 남긴 명언이다. 홍성에도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 자라고 있다. 우리의 이웃이자 가족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창간 30주년 특집호부터 시작한다. <편집자 주>

기록 13.20초, 풍속 +1.2, 컨디션 좋음

한수아(12·한울초)양의 경기일지 내용 중 일부다. 육상선수 2년차. 새내기 선수지만 실력만큼은 프로다. 수아가 육상에 재능을 발견한 건 3학년 때였다.

“평소에 달리기를 좋아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반대표 달리기 시합에 나가게 됐죠. 시합에서 10초 대를 기록했고, 한 선생님으로부터 ‘육상대회에 나가보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고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고민 없이 뛰어들었죠”

육상선수가 된 후부터 수아의 일상은 ‘훈련’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훈련을 위해 머무는 홍주종합경기장은 집이나 다름없다. 훈련장에서는 매일 자신의 기록을 넘기 위한 도전이 이어진다. 발이 붓기 일쑤지만 포기는 생각해본 적 없다.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믿었다. 믿음은 늘 통했다. 작년 전국소년체전에서 80m 10.93초로 대회신기록을 세운 이후 2번의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만 13개의 경기에 출전했다. 가장 바빴던 올 한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웠다.

“전국각지에서 열리는 경기에 나가며 스스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기존 기록에서 2초 이상을 단축하는 성과도 이뤘죠. 기록을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가족과 코치님의 응원과 지원이 컸어요. 체력, 훈련관리는 물론 선수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지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거든요. 덕분에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도 많이 벗어났어요. 이제는 최상의 컨디션에서최선의 경기력을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선수로서의 성장과정은 직접 만든 육상일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경기에 나갈때마다 일지에 미터별 기록, 풍향, 컨디션을 기록한다. 상대 선수들의 경기스타일, 장점도 적어둔다. 집에 돌아와서는 선배 육상선수의 경기영상을 챙긴다. 주로 김국영 선수의 영상을 보는 편이다. 100m 한국 육상 신기록(10초07)를 보유한 김국영. 신기록 경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수아에게도 선배 육상선수의 행보는 최대의 관심사다. 훈련방법부터 육상선수로서의 마음가짐까지. 직접 만날 수 있다면 묻고 싶은게 많다. 요즘에는 시간이 날때마다 타 종목의 경기를 챙겨보는 것은 물론, 직접 경기장을 찾아간다. 선수들이 뛰는 현장을 보겠다는 이유에서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라는 수아. 다가오는 내년을 위해 묵묵히 훈련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매 경기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있어요. ‘그동안 훈련을 통해 얼마나 성장했나.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훈련을 해 나갈것인가’. 저에겐 일년 전의 한수아, 어제의 한수아를 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거든요.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미래를 꿈꾸는 건 아무 소용없어요. 오늘 제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야 내일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곧 다가올 내년에도 지금껏 저를 응원하고 지원해주신 분들께 어제보다 한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한국대표로 이름을 올렸을 때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