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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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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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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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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산집행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돼야
▲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최근 심재철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자료 공개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러웠다. 심재철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청와대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한다고 밝혔지만, 그 의도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이 제기되었다. 정작 심재철 의원 자신이 국회예산에서 쓴 업무추진비나 특수활동비 사용내역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료입수과정이 적법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대문이 열려있다고 해서, 그 집에 들어가서 아무 물건이나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시스템의 결함으로 인해 평소 접근불가능한 정보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해서 아무 정보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재철 의원이 한가지 긍정적인 기여를 한 점은 ‘정보공개’와 ‘알 권리’라는 것을 이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정보공개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정보공개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었다. 그런데 자의든 타의든 심재철 의원은 ‘정보공개’라는 주제를 중요한 이슈로 만들었다.


그래서 청와대, 국회와 같은 기관들도 앞으로는 업무추진비를 포함한 여러 예산항목들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라는 압력을 강하게 받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여론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최근 법원의 판결들도 그런 방향으로 나오고 있다. 특수활동비든 업무추진비든 공개가 원칙이라는 취지의 판결들이 속속 내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회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정보공개 실태도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들이나 관심있는 주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면, 그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집행실태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공개홈페이지(www.open.go.kr)에 들어가면 국가기관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정보공개청구를 쉽게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각 지역에 ‘시민옴부즈만’이라는 단체들이 만들어져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집행실태를 감시하는 시민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졌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 문제가 많이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업무추진비와 비슷한 ‘접대비’같은 항목의 사용이 투명해지고, 입찰담합같은 행위도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이런 시민운동은 ‘세금은 쌈짓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대한민국에서 꼭 필요한 시민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민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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