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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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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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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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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전라남도 해남군이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농민수당(농업인 소득지원금)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농민에게 수당 성격의 돈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몇몇 있었지만, 해남군처럼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물론 액수는 아직 적은 수준이다. 2019년부터 해남군내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가구당 연간 6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액수를 떠나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서 수당 성격의 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논의되어 왔던 ‘농민기본소득’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최초로 도입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급 방식도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농민기본소득 또는 농민수당 제도를 도입하고자 할 때에, 실무적인 어려움으로 얘기되어 왔던 ‘농민’의 기준과 관련해서도 해남군은 나름의 방안을 제시했다.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사람으로, 등록연도 기준 1년 이상 해남군에 주소를 두고 실제로 경작을 하는 농민’일 것을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다. 해남군은 여기에 해당하는 농민이 대략 1만4500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소요되는 예산을 대략 연간 9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 예산은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마련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런 해남군의 사례는 벌써부터 다른 지역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농민수당을 지급하자는 논의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도 확산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국가적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3월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에서도 식량의 안정적 공급, 생태환경의 보전과 같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명시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농업ㆍ농촌ㆍ농민을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국가 차원에서도 농민수당 제도를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우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남군과 같은 선택을 하는 곳들이 늘어나야 한다. 그것이 국가정책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991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에 정보공개 조례 제정, 학교급식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지역에서부터 변화를 만든 사례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금액이 작더라도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성군에서도 농민수당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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