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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원 재활병동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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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원 재활병동 문 닫았다
  • 나지영 기자
  • 승인 2018.08.10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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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의료원 재활병동이 폐쇄됐다. 환자가 떠난 병실에는 빈 침대만 놓여있다.

문 연지 1년 만 돌연 폐쇄 … “간호 인력 부족”
내년 재개방도 불투명 … 환자, 반대서명 돌입

홍성의료원 재활센터 병동이 문을 연지 1년 만에 폐쇄해 입원환자들 30명이 본관 병동으로 이동했다. 간호인력 부족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병동폐쇄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내년 4월 병동의 재개방도 간호인력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재활병동는 지난 8일 간호인력 부족으로 폐쇄됐다. 간호사 9명과 환자 30여명이 본관으로 이동했다.
홍성의료원은 총 사업비 98억 원을 들여 1년 6개월 동안의 공사 끝에 재활센터를 개설했다. 이 건물의 3, 4층에 위치한 재활센터 병동에는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중증 장애환자 30명이 치료를 받았다. 3층과 4층을 포함해 82병상이 있었지만 4층 병동은 간호사 인력부족으로 문조차 열지 못했다. 그런데 돌연 유일하게 남아있는 3층 병동도 간호인력 부족으로 폐쇄됐다.

지난달 25일,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료진을 통해 병동폐쇄 통보를 받았다. 통보 전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환자보호자들은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협조해줬으면 좋겠다도 아니고 협조하라는 지시였다. 병동폐쇄와 같이 큰 일이 있을 때 몇 달전에 미리 얘기를 하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의견도 들어보는게 상식이지 않나. 의료원은 기본적인 협의과정도 생략하고 환자이동만 시키려 했다”고 입을 모았다.

보호자들은 통보를 받은 직후, 일주일동안 병동을 비롯한 홍성 일대에서 100명의 주민으로부터 ‘재활병동 폐쇄반대에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한 보호자는 “뇌졸중 등으로 인해 사지가 멀쩡하지 않은 환자들과 고령의 보호자들이 매일 전쟁을 치르는 심정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의료원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일 홍성의료원 노조사무실에 모인 보호자들도 재활환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폐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보호자는 “병실을 옮기더라도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재활센터 건물을 이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동거리다. 고령의 환자보호자들이 걷지 못하는 환자들을 데리고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본관에서 재활센터으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가 있지만 휠체어 이동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자는 “와상환자들의 경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밥을 먹다가도 용변을 치우는 것이 일상이다. 재활병동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병동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누가 밥을 먹고 있는데 변을 치우는 걸 좋아하겠나. 죄인이 아니지만 죄인처럼 생활해야한다는 미래가 암울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보호자들은 김진호 의료원장과의 만남을 원했지만 원장의 외부출장으로 불발됐다.

의료원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총무과 관계자는 “간호인력부족은 당장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내년 4월 재활병동의 문을 다시 열 예정이지만 그때도 간호인력 상황을 지켜야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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