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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운동 보고서<4>/ 면단위 학교 살려 마을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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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운동 보고서<4>/ 면단위 학교 살려 마을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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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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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장곡면>
▲ 정영희<장곡면>

“초등학교가 폐교된 후 마을엔 대부분 어르신만 남아 얼마 안 있으면 마을이 사라질 위기예요” 한 마을의 이장님께서 근심스럽게 말씀하셨다. 마을가꾸기에 정성을 기울여온 이장님과 마을사람들 덕에 이 마을은 홍성군에서 드물게 저수지 물도 맑고 악취도 없다. 이장님은 앞으로도 마을가꾸기에 꿈이 많다. 그러나 아이들이 태어나지도, 더 이상 뛰어놀지도  않는 마을에서 이장님의 마을가꾸기 노력은 어딘가 허전하고 쓸쓸하다.

“중학교가 폐교되고 나서 마음이 얼마나 서운한지 몰라” 다른 한 마을의 어르신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셨다. 어르신은 초등학교 아이들 숫자도 자꾸만 줄어 이제 스무명도 안된다며 안타까워하셨다. 마을엔 이제 아이들이 거의 태어나지 않고, 있는 아이들마저 읍내로 나가 사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 부모도 아이들을 따라 읍내로 옮기고, 면으로는 출퇴근하며 농사를 짓고 소나 돼지를 기른다고 하셨다. 이러다가 마을에 노인들과 소,돼지만 남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하셨다.

홍성군의 면단위에 속한 초등학교는 대부분 학생 수 60명이 안 되는 작은학교다. 한 면에 한 학교를 유지하자는 것이 교육청의 방침이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1면1교’ 정책도 보장할 수 없다고 관련자는 말한다. 학교는 마을의 교육, 문화, 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배우는 장소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마을이 사라질 수 있다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여러 지자체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에는 시골의 작은학교로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주택 마련에 도움을 주는 등 귀농, 귀촌을 잘 할 수 있는 혜택을 주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시골지역의 다양한 생태적 특성을 활용한 특성화학교를 만들도록 지원하는 곳도 있다. 아이들이 적게 태어나긴 하지만, 어떤 도시 학교들엔 여전히 아이들이 모여들고 교실이 부족하다. 면단위 학교를 살린다면 면단위 마을도 살리고, 도시의 학교도 더욱 쾌적해질 것이다.

시간이 좀 지난 얼마 후를 상상해본다. 나중에라도 떠났던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려 할 때 홍성은 돌아오고 싶은 곳으로 남아있을까? 지난 31일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례개정안>에 관한 주민주도 공청회 때  “홍성 어디를 파든 똥물이 나온다”고 절규하듯 외치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오염된 지하수가 다시 맑아지려면 약 2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서 너무 소중한 것을 빼앗아버렸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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