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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의 시 <의자> 노랫말 되어 대중 위로한다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  wach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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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3  17: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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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가수 장재흥 정규앨범 1번 트랙에 실려

이정록 출향시인의 시 ‘의자’가 7월 27일 발매된 가수 장재흥 정규앨범의 첫곡 노랫말로 실렸다.

가수 장재흥 씨는 “이정록 시인의 ‘의자’를 작년에 처음 읽었는데, 따뜻한 메시지에 감명받아 허락을 구하고 곡을 붙이게 됐다. 전체 12곡 중 1번 트랙에 실어 대중들에게도 내가 느낀 감동과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하고 “지난 일요일 공연한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 무대에서도, 올 가을 서울 공연에서도, 내 무대 첫 곡은 늘 ‘의자’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재흥은 1970년대 김민기, 한대수와 함께 한국 포크계의 3대 저항가수로 불린 양병집이 발굴한 싱어송라이터다. 이번 앨범 <기억에 관하여>는 1년 4개월동안 준비한 첫 정규앨범이다.

고달픈 삶에 안식처 되어주길

이정록 시인의 <의자>는 고달픈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아픔을 내려놓고 쉴 자리를 마련하려는 마음을 담은 시다. 세상 만물이 지탱하는 저마다의 힘겨운 삶에 대한 공감과 연민은 타자와 함께 조화로운 삶을 모색하는 데로 나아간다.

이정록 시인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가 노래로 불리니 설레고 뿌듯하다”며 “장재흥 가수의 목소리는 이 땅 모든 아버지와 큰형의 음색이다. 든든한 바람벽이나 아랫목 같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안온한 휴식의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동면 대영리 출신인 이정록 출향시인은 현재 천안중앙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만해문예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풋사과의 주름살’ ‘제비꽃 여인숙’등 자연과의 교감 속에 우리네 삶을 통찰해내던 이정록 시인의 시각은 ‘의자’를 통해 그 지평을 사물에까지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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