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1:23 (목)
<분석> 주민 원탁회의 붐
상태바
<분석> 주민 원탁회의 붐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8.08.02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민들 “역사인물축제 방향성 없다”

홍동 “최대현안 축사 악취공해” 공론화
구항 “숨은 문화자산 발굴 특성화 해야”

주민자치와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홍성 지역에서도 다수의 주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원탁회의가 잇따라 열리고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군지역발전협의회(회장 류철호)와 홍성군은 지난달 31일 청운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강당에서 군민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홍성군민 공감 원탁회의’를 열었다. 주제는 홍성역사인물축제, 광천토굴새우젓·김축제, 남당항 대하·새조개축제 3가지. 참가자들은 10명씩 10개 테이블에 나눠 앉아 모둠마다 각자 의제를 선택해 회의를 했다. 10개 모둠 중 5개 모둠이 3개 주제 중에서 역사인물축제를 주제로 선택해 역사인물축제 비중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각 모둠에서 토론한 내용을 정리 발표하고 참가자 전체가 리모컨 전자투표를 했다. 홍성역사인물축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종합 투표 결과 ‘축제의 방향성 제고 필요’가 가장 높은 수치로 나와 20여년 계속해 왔음에도 방향을 자리잡지 못한 것으로 인식됐다. 축제 전담팀 구성과 환경 및 콘텐츠개발이 다음 현안으로 나와 역시 준비가 부족한 현실을 보여줬다. 남당 대하·새조개 축제는 바가지요금 문제에 가장 많은 표가 나오고 광천 토굴새우젓 김축제는 토굴을 활용한 축제와 컨텐츠 개발에 최다 득표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실시한 군민 원탁회의는 사단법인 디모스가 진행하며 퍼실리데이터(촉진자)가 테이블 마다 배치돼 대화를 도왔다.

지난달 20일 홍동중학교 강당에서 홍동면민 150명이 참석한 ‘내가 살고싶은 홍동?’ 원탁회의에서는 축사 악취 오염을 개선해야한다는 현안이 67표로 가장 많이 나왔으며 홍동천을 정화하자는 표가 50표, 요양원 등 노인보호센터가 필요하는 의견이 49표로 다음을 이었다.


구항면은 26일 면사무소 강당에서 지역 지도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항면 핵심과제 발굴을 위한 난상토론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구항면에 숨은 자원이 많음에도 면민들이 모르고 있어 알리고 발굴해 특화시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황곡리 하대마을 입구에 결성 현감이 심은 느티나무를 비롯해 들돌, 조선시대 유명한 손곡 이달 선생 탄생지, 세계적인 동화작가 황선미 탄생지 등 문화자원을 면민들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석환 군수는 “민선 7기 홍성군정은 주민자치에 협조하며 이를 위해 면별로 1억 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정모 홍동면 주민자치위원장은 “ 민주자치 위상이 높아지고 관련 예산도 늘어나 주민들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원탁회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창신 주민자치위원은 “모아진 의견들 중 금액이 적은 사업,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올해 사업으로 실현하고 내년 사업에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진곤 구항면장은 “회의결과 중요한 사항은 마을계획 수립,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기초생활 거점 사업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누구나 미리 신청하고 참여해 지역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원탁회의는 주민참여행정, 직접민주주의적 행정으로 바림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참가자들은 “나도 행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 시도한 행사로 개선돼야할 점들도 지적됐다. 그동안 오랫동안 나왔던 문제와 대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운 게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대화하는 원탁회의는 참가자들의 충분한 의사 전달이 안 됐다는 지적이다. 색종이에 각자 생각 몇가지를 적어 내고 모아서 집계를 낼 뿐 왜 그런 제안을 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어려웠다. 따라서 진지하고 치열한 토론 없이 단순한 여론조사와 비슷했다. 특정 축제 이해 당사자들이 모듬 대표로 나서서 축제를 홍보하는 것도 원탁회의 취지와 달랐다는 지적이다. 기관장, 지역 정치인들의 축사가 너무 많아 참가자들을 피곤하게 만든 것도 지적을 받았다. 외지 전문 기업에 진행을 의뢰해 예산을 유출한 문제도 지적돼 자체적으로 진행할 만한 역량을 키우는 일이 과제가 됐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해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기를 바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