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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신문사설/칼럼
산티아고 순례길<3>/ 드디어 순례길 출발지 생장 도착이현수<홍성읍 남장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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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5  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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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수<홍성읍 남장리>

오전 10시반 바욘시내 공원에 우리를 떨어뜨려 놓고 버스는 떠나버렸다. 지난밤에 비가 제법 많이 내린 듯 시내로 들어오는 다리에서 본 강물이 누런 황토색으로 거세게 굽이쳐 흐르고 있었다.

파리에서부터 같은 버스 뒷자리에 앉아 왔던 60대 한국인 아저씨는 에어프랑스 예약했다가 파업하는 바람에 일정이 뒤죽박죽 되어버렸다며 기차를 타고 바욘 역으로 오는 일행과 열한시에 합류하여 바욘에서 자고 내일 생장으로 가서 오리손 산장까지 갈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는 스포츠용품 전문매장인 데카트론에 가서 스패츠 한 세트와 싸구려 스틱을 사야해서 순례길에서 만나자며 서로 헤어졌다.

시내버스를 타고 데카트론에 가서 물건들을 산후 샴푸도 사고 허기진 배도 채우려고 마트를 찾다보니 까르푸간판이 보여 들어 가보니 토마토소스에 끓인 닭고기 스프를 얹은 밥과 다진고기와 야채로 두툼하게 속을 채운 또띠야가 먹음직스러워 주문했더니 값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다시 시내버스에 올라 기사님께 바욘역으로 가는지 확인하고 자리에 앉아 시내 집들을 구경하는데 마치 에버랜드 프랑스마을에라도 와있는 듯 집들이 예쁘다.

12시에 생장으로 가는 기차가 있었는데 도착하니 12시3분. 이미 기차는 떠나 버리고 2시 50분에 출발하는 차가 있는데 철도파업중이어서 대체차량으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출발시간까지 세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해서 역 앞에서 보아둔 오백년은 넘었을 법한 성당을 가보았는데 밖에서 보는 모습이 워낙 낡아 보이고 유럽의 성당들이 신자 수가 줄어 카페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곳이 태반이라는 소리도 들어서 별 기대 하지않았다. 문을 살그머니 밀었더니 영화에서 보았던 고풍스러운 모습에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성당을 나와 강가로 나가니 건너편 시가지에 뾰족한 첨탑 두개가 높이 솟은 성당과 강가에 늘어선 건물들의 풍경 또한 일품이다. 천천히 주변 골목들을 둘러보고 역사 안으로 들어오니 커다란 배낭과 함께 앉아있는 순례객들이 보이는데 비둘기 한마리가 들어와 사람들 사이를 태연하게 돌아다니고 있다가 날아갔다.

시간이 갈수록 배낭을 짊어진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 가는데 버스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큰 배낭을 진 40대 한국인 남자가 들어와 인사를 나눴다. 생장 행 버스를 타고 가는데 그렇게 오지 않던 잠이 쏟아져 놓치기 아까운 풍경들을 못보고 지나쳐 버렸다.

드디어 순례길  출발지인 생장에 도착하여 사람들을 따라 아주 오래된 성 안으로 들어가 순례자 사무실에서 2유로 내고 크레덴시알(순례자여권)을 발급받고 배낭에 매달 가리비조개껍질 하나씩 얻어 사무실에서 가까운 36번 알베르게(민박집)에 짐을 내려놓고 내일 순례길에 먹을 것들도 장만하고 저녁식사도 해결하려 알베르게에서 나왔다.

성 안에는 오래된 집들과 음식점 숙박업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는지 바닥에 깔린 돌 블럭이 반들반들 닳아 있는 언덕길을 따라 늘어서 있고 정문 바로 앞에 서 있는 성당 또한 고풍스러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는데 시계가 달린 종탑에서 일곱 시 미사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저녁미사를 드리고 갈까 생각하다가 미사 드리고 식사하고 장을 보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포기하고 성문 밖으로 나와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마트를 찾아 빵, 우유, 바나나, 물 등읕 사 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카페에 들어가 소시지와 베이컨요리를 시켰는데 그냥 빵이나 뜯어 먹고 말걸 돈이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

순례 첫 날부터 피레네산맥을 넘는 길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공연히 무리했다가 초반에 다리라도 고장 나면 얼마 걷지도 못하고 돌아오게 될까봐 걷는데 필요 없는 물건들은 따로 가방에 싸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동키서비스(수화물배송)사무실에 맡겼다.

숙소는 프랑스 여자 혼자 운영하는데 고양이 몇 마리와 대형견 두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문을 꼭 닫을 것과 9시에 소등하고 아침 7시 이전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말 것 등 주문사항이 많았다. 방에 들어와 보니 8명이 자는 방에 다섯 명이 한국인이다.

체코에서 온 아가씨 한명 프랑스인 아가씨 하나와 아줌마 한명 친구끼리 온 한국 아가씨 세 명, 그리고 우리 모녀 이렇게 여덟 명인데 부실하기 짝이 없어 삐거덕거리는 2층 침대와 낯선 분위기에서 오늘밤은 과연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인데 방의 불이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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