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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이것만은 바꾸자<4>/ 이름만 ‘기업하기 좋은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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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이것만은 바꾸자<4>/ 이름만 ‘기업하기 좋은 군’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8.07.20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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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인드 군정으로 전환해야”

홍성군청에 들어가면 본관 유리창에 ‘기업하기 좋은 군’이라는 선전문구부터 보인다. 그러나 홍성의 많은 기업인들은 홍성이 ‘기업하기 어려운 군’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실제로 가장 큰 기업인 코오롱, 덴소풍성이 떠나고 일진기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홍성군기업인유치위원회가 만들어진지 여러해 됐지만 기업 유치 실적은 없다. 인근의 아산, 당진, 서산, 보령시는 말할 것도 없고 예산과 청양군보다도 홍성은 기업이 부족한 군으로 돼 있다. 2008년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보령제약이 홍성 이전을 타진하다 예산군 응봉면에 자리잡은 일에 군민들은 못 내 아쉬워하고 있다.

군내 기업인들은 홍성에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들었다. 첫째, 서울과 거리 등 지정학적으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 문제. 둘째, 인근지역에 비해 홍성군청 공무원들의 관료적이고 까다로운 업무처리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50대 중반의 한 공무원은 “공무원들은 법규에 의해서만 업무를 처리한다. 상황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후 감사에 적발되면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다. 최근 축사 신축, 태양광발전사업 등 허가업무의 경우 이해를 달리하는 민원발생과 법규 적용 사이에서 고충이 많고 그 과정에 까다롭고 불친절하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석 홍성군기업인협회장은 요즘은 공무원들이 많이 좋아졌다며 “최근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젊은 공무원들이 늘어나 친절도와 이해도가 높아져 시간이 갈수록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산, 당진, 예산처럼 기업이 많은 지자체 공무원과 달리 기업체 수가 적은 홍성군청 공무원들은 기업인들보다 정보와 지식이 부족해 이해도가 떨어져 의사소통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병석 회장은 새로운 기업 유치 못지않게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과 관리가 중요한데 안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농축산업에 대한 지원은 많으나 기업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며 약간의 실수에도 페널티만 크다는 것이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인터체인지 인근에서 ‘백세인’ 인삼 제품을 가공하는 이창원 한국흑홍삼 대표는 홍성지역 주민의 협력도 중요하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기존 홍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200% 많은 흑홍삼을 세계 최초로 발명한 이창원 대표는 10 여년 전 고향에서 사업하려고 서울 공장을 홍성으로 이전했다. 그런데 산 밑 오지 평당 6만원 짜리 땅 7000평을 10만 원에 매입해야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몇 달간 애를 태운 뒤 성사됐다는 것. 당시 이웃 서산에서는 형질변경에 따른 부담금 감면 등 여러가지 혜택을 제시하며 싼 값에 오라고 요청해 흔들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김석환군수가 선거공약으로 제2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디다 건설할지 위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에는 코오롱, 덴소풍성, 일진기업 등 큰 기업들이 모두 산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게 문제라고 주장한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여러 공장들이 들어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나가는 사업가들이 한번 더 들여다보며 그 자체가 기업홍성을 홍보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병석 회장, 이창원 대표, 그리고 여러 기업인들이 한 목소리로 제시하는 대안은 홍성군정을 기업 마인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기업들의 입지조건은 쾌적한 환경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축산 악취 해결도 중요한 선행조건으로 제시했다.

김석환 군수가 내년부터 12억 원을 들여 홍성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턴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공약에 대해서도 기업인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병석 기업인회장은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대기업으로만 찾아가고 지역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선입견을 교정하기 위해 지역 중소기업에 채용해 경험하도록 인건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흑홍삼 대표는 이에 대해 일회용 채용으로 지원이 끝나면 떠나는 인턴제 실시에 우려를 표하며 홈쇼핑 운영 등 아이티 전문 인력을 각 기업에서 채용해 군청에서 공동으로 교육훈련시키는 방식이 좋겠다고 제시했다. 홍성의 기업에게 현재 중요한 문제는 인력 조달이며 그중 컴퓨터 관련 고급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2주일 전 홍성군청과 아산시청이 공동으로 해외수출사절단을 꾸려 기업인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것은 처음 시도한 정책으로 효과가 좋았다며 입을 모았다. 이처럼 홍성군 단독으로 하기 어려운 정책을 인근 시군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주요하다는 의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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