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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장애의 벽 넘은 김미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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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장애의 벽 넘은 김미애 씨
  • 나지영 기자
  • 승인 2018.07.13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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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으로 세상을 두드리다”
 

김미애 씨(44)는 275g의 작은 공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고 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지 6년, 보치아를 만나며 미애 씨의 삶은 바뀌었다. 미애 씨는 홍성군 보치아팀 소속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보치아는 평평하고 매끄러운 12.5m×6m 규격의 경기장에서 표적구와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해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 참가할 수 있다.

“보치아 선수로 활동한 지 6년이 되었어요. 홍성군장애인체육회 선생님들의 제안으로 시작했던 보치아가 제 인생에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죠. 처음 스포츠를 접해 본 터라 두려움도 있었어요. 그런데 승패를 예측 할 수 없는 보치아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더라고요. 그렇게 일주일 2번씩 연습을 한지도 벌써 6년이 지났네요”

보치아를 하기 전, 미애 씨는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서 보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어 주변의 도움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터라, 할 수 있는 건 공부 밖에 없었다. 미애 씨는 30대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40대에 고등학생이 됐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조급해 하지 않았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할 일에 충실했다.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애 씨의 삶의 방향은 ‘행복’이었다. 살아가는데 숱한 어려움을 겪으며 행복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길 끝에는 보치아가 있었다. 보치아는 새로운 세상을 연결해주는 징검다리가 됐다.

지난 5월, 미애 씨는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 올랐다. 첫 국제무대 출전, 미애 씨에겐 선수로서의 국제 데뷔전이나 다름없었다. 개인전에서는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단체전 3위를 거뒀다. 20년 차 이상의 경력의 선수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경기를 마쳤다. 다양한 국가와 경력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 설렘도 있었지만 부담감이 컸어요. 주변에서는 ‘잘 놀다오라’고 말했지만, 내심 승패에 대한 욕심도 있었죠. 하지만 스스로 ‘아직 시작이니 승패가 아닌 경험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생각을 바꾸고 경기에 임하니 선수들의 다양한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잘 배우자’는 생각을 가지니 제 스스로 자신감도 많이 쌓였죠. 지금도 수상보다 경험을 쌓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어요”

미애 씨에겐 꿈이 있다. 바로 보치아 국가대표가 되는 것. 자신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통해 장애의 한계 앞에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어둠 속에 나와 더 큰 세상을 맘껏 즐겼으면 좋겠어요. 어떤 삶이나 희망은 분명 존재해요. 도전을 하는 순간 새로운 인생이 열린다고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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