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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운동 보고서<1>/ 똥냄새 없는 마을에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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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운동 보고서<1>/ 똥냄새 없는 마을에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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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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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장곡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홍성군의원 다 선거구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던 정영희 농부가 선거운동을 하며 경험하고 느낀 생각을 독자들과 나눈다.    <편집자 주>

▲ 정영희<장곡면>

지방선거운동을 하는 중에 장곡면 오성리 산83에 올라보았다. 이곳은 내포에 있는 15000마리 돼지농장인 사조농산이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곳이다. 홍성군은 이곳이 가축사육제한구역이라 “조례개정(안)을 준비해서 이달 열리는 임시회에 안건으로 제출할 예정”이라 한다.(홍성신문 7월 9일자)

그곳으로 올라가는 길엔 아름드리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오래된 숲에서 느껴지는 기운과 적막감에 옷깃이 여며졌다. 이런 길을 따라 올라간 어디에 축사를 지을 만한 곳이 있을지 의문이었다. 산꼭대기는 예상외로 터가 넓고 경사가 완만했다. 놀라운 것은 누가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미 꽤 넓은 면적에 걸쳐 나무들이 베어져 있었고, 그 터 옆으로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축사가 여러 동 있었다. 사람들은 어쩌자고 이렇게 높고 깊은 산꼭대기에까지 축사를 짓고 또 지으려고 하는지 마음이 아렸다.

반대방향으로 차를 타고 내려갔다. 산 중턱을 지나 아래골짜기에 이르렀을 때 또 다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길 양쪽으로  몇 동인지 셀 수 없는 돼지축사로 보이는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똥냄새가 진동해서 차 창문을 닫고 코를 막은 채 서둘러 그 길을 빠져 나왔다. 오서산으로 가는 길목이 나왔고 광천읍 담산마을이 펼쳐졌다. 저녁때만 되면 똥냄새 때문에 도대체 살 수 없다며 괴로움을 토해내던 주민들 모습이 떠올랐다.


사조농산에서 충남도청까지의 거리는 약 2.7km이다. 오성리 산83에서 광천읍 광천터미널까지의 거리인 2.8km과 비슷하다. 이 거리 안에는 담산 마을과 오성리를 포함한 장곡의 여러 마을이 들어 있다. 내포신도시의 악취문제는 개선되어야하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좀 적은 곳으로  옮기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내포주민들도 이런 방식의 해결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조농산을 오성리로 옮기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 해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이전시킨다면 사조산업의 돈벌이와 도시민만을 위한 행정이라 여겨질 것이다.

홍성군 가축사육두수는 전국 최대 규모이며, 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지 이미 오래다. 농사짓고 먹을 수 있던 물은  오래전에 오염되었고, 맑은 공기를 마실 자유마저 우리에겐 없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더 짓는가?

홍성군은 내포를 포함한 홍성군 전체의 축산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진심으로 애쓰길 바란다. 그러기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부가 아닌 홍성군민 전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공청회장을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다양한 위치의 홍성 군민이 모여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문제를 푸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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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직 2018-07-19 10:29:01
정영희님 멋지심니다,다음에 출마하면 이사가서 찍어주고싶습니다,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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