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홍동면 금평리 김애마을(이장 최창범)은 출향인들을 초청, ‘제5회 김애마을 만남의 날’ 잔치를 벌였다. 마을회관 강당에 ‘출향인 여러분,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현수막 아래 출향인과 주민 100명 가량이 모여 기념식을 갖고 음식을 나눴다. 정자나무집 큰 아들 이운학 출향인이 인사말을 했다.
“오래 전, 마당가 정자나무와 매일 무언의 대화를 나누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해, 고향 빈 집에 들렸더니 300년 된 정자나무가 시들시들 사그라들기 시작하더라구요, 홍성 유명한 조경사를 불러 나무를 살릴 처방이 없나 물었습니다. 나무를 살펴본 그가 치료약은 없고 한 가지 비책이 있긴 한 데 돈이 든다고 했습니다. 30년 동안 나무를 심고 가꿔왔다는 전문가의 말을 믿고 200만 원을 주며 비법을 의뢰했습니다. 4톤 트럭에 정자나무를 하나 싣고 오더니 5미터쯤 떨어져 심는거예요. 이 고목은 대화 상대가 없어 외로워 죽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옆에 젊은 나무를 심어 대화를 시키고 기를 심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자나무 고목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싱싱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쇠퇴하던 마을에 찾아와 노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을을 살려주신 귀농인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우리 마을을 살리고 발전시키는 젊은 정자나무들입니다.”
1990년대 중반, 이달헌씨가 이장을 볼 때 김애마을은 열아홉집까지 줄어들어 옆 상하중 마을과 통합논의가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 전통과 자존심 때문에 반대자가 많아 통합이 무산됐다는 것. 그 뒤 귀농·귀촌인들이 한 집 두집 들어와 집을 짓고 살면서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년 전에 제일 먼저 들어온 이환의씨는 도시인 농사체험기를 책으로 출판했다. 아이들이 피해 다니던 음습한 골짜기 ‘신선당’은 유재수 그림동화작가 등 다섯집이 들어와 예술인촌으로 변모했다. 현재 홍동면사무소에 등록된 김애마을 인구는 54가구 110명. 홍동면에서 가장 많은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 귀농인에게 이 마을을 선호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홍동에서 거의 유일하게 축사가 없어 악취 안 나는 마을, 다홍산과 음산을 뒷 배경으로 탁 트인 들판을 내다보는 아름답고 시원한 마을 생김새, 그리고 외지인들을 배려하는 마음씨 고운 이웃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7월 7일은 본격적인 더위를 알리는 소서(小暑), 국가에서 정한 협동조합의 날(매년 7월 첫 째 토요일), 도농교류의 날이었다. 그리고 김애마을 만남의 날. 마을에서는 출향인들에게 유기농 흑미, 찹쌀, 감자, 노각을 담은 꾸러미(싯가 2만5000원) 한 상자씩 안겨주고 출향인(회장 이정학)들은 마을에 100만 원을 전달했다. 마을 공동 카톡방에는 참가자들의 감동적인 후기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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