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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터 권미림의 커피 인물사<5>/ 고흐-별을 사랑한 호모 커피엔스권미림<커피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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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17: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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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미림<커피인문학 강사>

호모 커피엔스. 커피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 커피 한 잔에서 자아를 찾고 커피에 중독돼 죽을 고비를 넘기며 커피 한 잔에서 힘을 얻어 음악과 철학, 사상을 만들어내는 사람. 영화 ‘매트릭스’의 붉은 약을 먹은 네오처럼 커피 한 잔에서 사랑과 진실, 혹은 자기만의 세계를 찾으려 몸부림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단연코 호모 커피엔스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화가 고흐 역시 호모 커피엔스다.

고흐에게 있어서 커피는 내면의 고립을 딛고 소통의 광장으로 나아가는 창구과도 같은 존재였다. 첫사랑의 충격으로 사회생활을 접고 성직자인 아버지를 따라 목회를 꿈꾸었으며 동생의 뒷바라지로 그림을 그리고 서른 일곱 짧은 나이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세상은 그에게 지도 한 장 없이 행군해야 하는 사막처럼 암울하고 막막한 곳이었다. 그런 그에게 그림은 구원이자 위안이었고 신앙이자 안식처였다.

서른 다섯 늦은 나이에 찾은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그는 화가로서의 열정을 불태웠다. 하루 1프랑의 하숙비를 내던 카페 드 라르카사르에서 그는 <밤의 카페 > <밤의 카페 테라스> <탬버린의 여인> 등 카페 연작을 탄생시켰고 이글거리는 햇빛과 삼나무 숲, 론강에서 얻은 색채와 향기는 <별이 빛나는 밤>과 <붓꽃> <프로방스의 시골 풍경>과 같은 작품들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을 만큼 세상은 그를 몰라주었지만 그럴수록 그는 세상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담아 그림을 그렸다. 그런 그에게 커피는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이자 상찬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틈틈이 그는 커피를 마셨고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를 때면 밥 대신 커피로 빈 속을 채웠다. 그가 마신 커피는 예멘 모카 마타리로 알려져 있지만 평생을 가난에 허덕인 그가 그처럼 고가의 커피를 마셨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별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왜 별에 가까이 갈 수 없을까. 살아 있는 동안 별에 갈 수 없으므로 별에 가기 위해 나는 죽음을 택한다.’ 평생을 극도의 불안과 우울 속에서 보낸 그는 정신적 동지였던 고갱마저 떠나자 자신의 귀를 자르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유폐된다. 그리고 마침내 정신과 의사 가셰 박사가 있던 오베르 쉬라즈에서 서른 일곱 짧은 생을 권총으로 마감한다. 그는 과연 그의 꿈대로 별에 가 닿았을까? 그가 있던 정신병원은 이제 에스파스 반 고흐란 이름의 기념관이 되었고 그가 머물렀던 카페는 카페 반 고흐란 이름으로 아직도 성업 중이라니 올 여름 휴가엔 그의 흔적이 남은 카페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셔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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