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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직접 보리 심어 맥주 만드는 김금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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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직접 보리 심어 맥주 만드는 김금녕 씨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8.07.05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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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대표하는 수제맥주 만들겠다”
 

사람들은 맥주라 하면 황금색에, 알코올 도수 5%, 쓴맛과 시원한 청량감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맥주 시장이 오랜 기간 카스와 하이트로 대표되는 두 대기업에 의해 양분돼 왔고 사람들의 입맛은 두 회사의 맥주 맛에 길들여져 온 탓이다.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거대 기업 틈바구니 사이를 뚫고 수제맥주 시장이 열렸다. 홍성에서도 홍성읍 남장리 김금녕(42) 씨가 수제맥주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김금녕 씨는 2014년 수제맥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평소 술을 좋아하지도 않던 김 씨는 거짓말처럼 우연히 수제맥주 맛을 보게 됐고, 맥주와 관련한 책을 접하게 됐다. 책을 통해 수제맥주 만드는 법을 공부한 김 씨는 맥아를 사다가 집에서 맥주를 만들었다. 주위 사람들은 김 씨가 만든 맥주가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맥주를 만드는 것이 취미가 됐다. 원료 배합 비율에 따라, 분량에 따라 맛이 달라졌다. 맥주는 맥아와 홉, 물과 효모로 만들어진다. 같은 맥아, 같은 물, 같은 홉을 사용하더라도 효모에 따라 맛이 향이 전혀 다른 맥주가 탄생했다. 맥주를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고, 배우면 배울수록 맥주 만드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김 씨는 2016년부터 맥주의 주된 원료인 맥아를 직접 만들었다. 수제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입 맥아를 사용한다. 맥아는 보리나 밀, 귀리 등을 발아시켜 말린 것이다. 맥주의 맛과 향을 결정한다. 김 씨는 지난해 맥아를 만들기 위해 두줄보리를 심어 올해 200㎏ 정도를 수확했다.

맥아를 직접 만들어 맥주를 만들다보니 손이 많이 간다. 어느 과정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맥아를 만들어 담금 공정과 발효 공정, 숙성 등을 거쳐 병에 담아 보관하기까지 한 달이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제맥주를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맥주 맛을 연출하는 색과 맛, 향과 거품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 김금녕 씨가 재배하는 두줄보리.

금녕 씨는 수제맥주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강습을 하기도 한다. 강습은 남장리에 위치한 금녕 씨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진행된다. 단 어느 정도 인원이 모였을 때 강습이 이뤄진다. 맥주 만드는 강습 뿐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맛보며 맥주와 관련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나눈다.

금녕 씨의 꿈은 홍성을 대표하는 수제맥주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성 특산품인 딸기가 들어있는 맥주, 홍성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허브가 들어있는 맥주 등 홍성의 자부심이 듬뿍 담긴, 홍성에 와야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보리 생산을 늘려 지역 농민들과 상생하는 협력 관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수제맥주 시장은 이제 시작입니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만약 한 시골마을 주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수제맥주를 만든다면 그 마을은 술 익는 마을이 될 것이고,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홍성을 대표하는 맥주를 꼭 만들어 내겠습니다. 지역 농민들과 상생하는 로컬맥주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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