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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타임즈사설/칼럼
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갈산면 내갈마을 뒷산‘조상들의 명당터를 차지하기 위한 집념’
김정헌<동화작가·내포구비문학연구소장>  |  webmaster@h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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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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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빈 산소가 위치한 솔밭.

우리 조상들의 명당에 대한 집착은 유난했던 것 같다. 특히 집안의 권력을 이용하여 남의 명당터를 빼앗은 이야기가 곳곳에 전해온다.

가야산 기슭에 자리 잡은 남연군 산소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대원군은 명당터에 이미 자리잡고 있던 가야사라는 절을 폐사시키고 그 자리에 아버지 남연군 산소를 이전한 일화는 유명하다.

우리고장의 명산인 용봉산에 위치한 천년고찰 용봉사도 비슷한 수난을 당한 사찰이다. 당시 이지역의 권력자 집안에서 사찰을 아래쪽으로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조상의 산소를 썼다고 전해온다.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문중 간의 다툼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홍성군 갈산면 내갈리 꾀꼴봉 남쪽 기슭 내갈 마을 뒷산에는 아담한 소나무 숲이 있다. 이곳에는 당시 홍성지역의 세력가였던 안동김씨 선조인 백봉 김수빈과 그의 며느리 산소가 있다.

   
▲ 면천군수 김수빈 산소.

백봉 김수빈(1626~?)은 병자호란 당시에 강화도에서 순절한 선원 김상용의 손자이다. 갈산지역에 최초로 자리 잡은 수북 김광현의 아들이며 면천군수를 지냈다.

백봉 김수빈의 산소는 호랑이가 누워있는 복호형(伏虎形) 명당터로 알려졌다. 마을에 구전으로 전하는 바에 의하면 백봉 김수빈은 살아생전에 복호형 명당터가 있는 산을 구입하여 자신의 산소자리를 미리 마련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김수빈 산소 바로 위쪽에 며느리의 산소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윗대 산소가 위쪽에 위치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경우이다. 이는  다른 종친들이 이곳에 산소를 쓰지 못하도록 며느리가 먼저 타계하자 산소를 미리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산소 아래로는 목마른 호랑이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작은 방죽도 조성했다. 풍수지리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인공적으로 보완해주는 비보풍수인 것이다.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대깃냇갈 물줄기를 끌어 들여 조성했던 방죽은 논으로 변했다.

   
▲ 산소 아래 방치된 비석 받침대.

김수빈 산소 바로 아래에는 주인 모르는 비석 받침대가 방치되어 있다. 어떤 연유로 긴긴 세월동안 연고 없는 비석 받침대가 이곳에 버려졌는지 알 길이 없다.

마을에 전해오는 구전과 갈산면지의 기록에 의하면 김수빈이 이곳에 산소자리를 마련하면서 타인의 산소를 다른 곳으로 이전시켰다고 한다. 아마도 타의에 의해 다른 곳으로 이전한 산소 주인공의 비석 받침대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이한 것은 옛날부터 비석 받침대에 고여있는 물이 피부병에 특효약이라는 속설이 마을에 전해오고 있는 것이다. 비스듬하게 놓여있는 비석받침대의 움푹 패인 곳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다. 옛날에 옻에 올렸거나 피부병이 있는 사람들은 이 물을 발랐다고 한다. 실제로 80세가 넘은 어른들은 어린시절에 이런 모습들을 자주 목격했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비상식적이고 허무맹랑한 속설이다.

혹시 이곳에서 밀려난 산소주인공의 넋이 비석 받침대에 서려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미신에서나 통하는 망령된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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